예대금리차 더 벌어져
은행의 수신금리가 지난달에 이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대출금리는 그대로여서 예대 금리차가 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2.8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달 기록을 한달 만에 깨버린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에 이르는 등 물가를 감안할 때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에 있는 셈이다.
수신 중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59%로 지난달 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1년 9월 이후 역대 최저치다. 반면 총대출 금리는 연 5.70%로 석 달째 그대로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 금리차는 2.81%로 지난달 보다 0.05%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의 2.89%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대 금리차 확대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놔둔 채 수신금리만 낮추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지난달 은행권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월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연 4.65%로 집계됐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8월 4.81%까지 오른 뒤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치인 지난 6월의 4.62%에 가까워졌다. 비은행권의 대출금리도 하락해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려고 금리를 낮춘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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