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할인점 김치판매코너에서 직원들이 국산원료로만 만들었다는 김치를 팔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식품매장 곳곳에 ‘100% 국산’ 게시판
국산 포장김치 인기…김장용품도 ‘특수’
중국산 김치의 납성분 논란과 기생충알 검출 사건이 이어지면서 ‘식탁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식품업계는 문제가 된 중국산 품목들을 매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국산 농산물 기획전을 펼치는 등 ‘먹거리 안전 마케팅’이 한창이다. 곳곳에 ‘100% 국산’ 게시판= 백화점·할인점마다 ‘100% 국산원료’ 등의 게시판이 들어서고 있다.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김치를 팔던 아르바이트 사원 권미자(57)씨는 “국산이란 표시를 눈에 띄게 붙여도 손님들이 마늘 등 원료가 모두 국산이 맞는지 다시 한번 물어본다”고 전했다. 한때 중국산 김치를 판매했던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아예 ‘이번에 문제가 된 김치(중국산), 향어 및 송어(말라카이트 그린)…등은 절대 취급 판매 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 고지문을 부착했다. 롯데마트 탁용규 과장은 “원래 중국산 김치를 안 팔았지만 게시판을 따로 붙여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인 지마켓·옥션은 지난 21일 중국에서 생산된 김치의 판매자 등록 자체를 모두 취소했다. “불안하면 더 잘 팔려”= 국산 포장김치 업계는 중국발 먹거리 후폭풍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명품 김치’ 차별화 생산 계획을 세우거나, 다양한 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두산 ‘종가집 김치’의 위규성 상무는 “평소 김치 주문량이 하루 1500건 수준이었는데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1700~1800건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또 포장김치인 ‘햇김치’를 생산하는 씨제이㈜는 ‘프리미엄 김치’ 개발이 급선무라고 보고 식품연구소 ‘김치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시켰다.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만난 이기자(61·주부)씨는 “국산 원료를 쓴다 해도 믿기 어렵다”며 “예전에 김치 공장을 견학했던 업체의 제품만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겨레 초록마을과 두산 종가집 김치 등은 각각 친환경포장김치 8종, 별미김치 2종을 새로 출시하는 등 ‘건강’과 ‘안전’ 바람몰이에 한창이다. ‘김장 특수’ 들썩= ‘이도 저도 못 믿겠다’는 분위기도 짙어지면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집도 많아졌다. 한국산이라 해도 배추·파 등 수입 원료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우리 농산물 기획전’을 앞다퉈 펼치고 있다. 또 김치냉장고와 김치 보관용 밀폐용기 시장 등 김장 붐을 노린 관련 업계의 경쟁도 뜨겁다. 밀폐용기 ‘지퍼락’을 생산하는 한국존슨㈜ 쪽은 “연간 2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번에 김장 붐으로 20% 정도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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