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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전력소비량이 생산활동과 아직도 ‘커플링’하는 까닭?

등록 2017-02-05 16:22수정 2017-02-05 22:11

작년 4분기 반도체 등 전력소비와 수출 증가율 ‘동행’
지난 10년간 경제성장률과 전력소비량도 같은 움직임
전력소비동향도 실물경제 동행지표로 해석되는 모양새
선진국, 산업 에너지다소비 구조 바꾸는 사이에
국내선 발전비용 값싼 전력 우선공급 원칙 고수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전력소비 동향’을 보면 흥미로운 대목 한 가지가 발견된다.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705억㎾h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이 지표에서 인상적인 건 업종별로 반도체(18.6%), 화학제품(4.3%), 석유정제(9.3%)의 전력소비 증가율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산업부가 내놓은 ‘수출 동향’ 자료에서도 이 세가지 품목의 수출이 유독 급증했다. 지난해 11·12월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을 보면, 반도체는 각각 11.6%·22.4%, 컴퓨터는 13.1%·21.6%, 석유화학은 20%·8.4%, 석유제품은 0.8%·14.3% 증가했다. 각 품목의 산업용 전력소비량과 수출액 증가세가 ‘동행’하는 셈이다.

이 두 지표가 동행하는 현상은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은 품목에서도 똑같이 관찰된다. 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전력소비량 증가율은 1.4%에 그쳤는데, 수출액 증가율 역시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3%, 4.7%로 낮은 편이었다.

전력소비 동향도 통계청이 공표하는 ‘산업활동동향’처럼 생산·수출 등 실물부문의 움직임을 신속·정확하게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표 중 한 가지라고 할 수 있을 듯싶다. 더욱이 전력소비 증감률은 경제성장률과도 동행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간 전력소비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0년(10.1%)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해도 2010년(6.5%)이었다. 지난해 전력소비량 증가율(2.8%)과 경제성장률(2.7%)은 거의 똑같았다. 2011년엔 각각 4.8%와 3.7%, 2012년에는 2.5%와 2.3%였다.

전력소비량이 왜 우리 경제의 동행지표처럼 움직이고 있는 걸까? 무엇보다 국내 산업이 철강·조선 등 중후장대형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로 돼 있는데다, 전체 전력소비에서 ‘값싼’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57.7%(2016년 4분기 기준)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가 열에너지원 가운데 전기에 의존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이유다. 정부는 1990년대 동력자원부 시절부터 화력·원자력 등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전기)을 우선 선택하는 이른바 ‘경제급전’ 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산업용과 가정용 최종에너지소비량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7.3%에서 2015년 41.1%로 대폭 늘었다. 2014년에 한국의 전기화(다른 에너지원을 전기로 대체하는 비율) 속도는 2000년 대비 2.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11%)에 견줘 갑절에 이른다. 한국은 미국·일본·프랑스 등 주요 오이시디 국가 중에서 가공·변환한 2차 에너지(전기) 가격이 1차 에너지(석유류) 가격보다 낮은 유일한 국가다.

강경택 산업부 에너지신산업정책과장은 “선진국 경험을 보면, 경제가 일정한 성장 단계에 도달하면 동일한 크기의 총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 소비 절대량은 점차 줄어드는 ‘에너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다”며 “우리는 경제 시스템이나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부족해 아직은 경제 생산활동과 에너지 소비가 서로 비례하며 움직이는 ‘커플링’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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