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그룹이 70명을 승진시키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임원 승진자 명단에는 이재현 회장의 딸 이경후(32) 부장이 포함됐다.
씨제이그룹은 6일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상무대우(신규 임원) 38명 등 모두 70명을 승진시키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키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되면서, 그의 수감 기간 동안 최소화했던 임원 인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씨제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2013년에는 신규 임원을 37명 발탁했는데, 2015년에는 13명까지 줄었다.
이 회장의 딸인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도 부장이 된 지 2년 만에 상무대우로 신규 임원 명단에 올랐다. 이를 씨제이그룹의 3세 경영 시동으로 보는 안팎의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아무래도 3세들의 등판을 계획보다 앞당기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2011년 씨제이 기획팀 대리로 입사했고, 씨제이오쇼핑, 씨제이 미국지역본부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남편인 정종환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상무대우로 함께 승진했다. 이 회장 아들인 이선호(27)씨는 씨제이제일제당 과장으로 있다.
씨제이그룹은 이 회장의 사면으로 ‘위기 상황’이 해소되면서 지주회사는 인력을 20% 줄이는 등 규모를 최소화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의 경영 복귀도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씨제이그룹은 “미뤄왔던 인사·조직 개편이 이뤄짐으로써 분위기 쇄신을 통해 수년간 정체된 그룹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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