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쇄빙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호선을 선주에게 인도했다. 2020년까지 약 5조원에 이르는 15척을 차례로 인도할 예정이어서 경영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아크(ARC)-7’급 쇄빙 엘엔지운반선 1호가 작년 11월 옥포조선소를 떠난 후 지난 한달간 북극해에서 실제 빙해지역을 통과하는 시운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러시아 선주인 소브콤플로트에 인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선박은 길이 299미터, 폭 50미터로 액화천연가스 17만3600㎥(우리나라 전체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를 싣고 최대 2.1미터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아갈 수 있는 쇄빙엘엔지선이다. 얼음과 직접 맞닿는 선수와 선미에는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대우조선은 이번 인도로 2천400억원(선수금 제외)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엘엔지선 15척 전부를 1척당 약 3억2천만 달러(총 48억 달러·약 5조원)에 수주하는 ‘조선업계 잭팟’을 터뜨려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야말프로젝트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에 매장된 약 1조2500㎥의 천연가스전을 개발해 연간 1650만톤의 엘엔지를 생산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노바텍과 프랑스의 토탈, 중국의 국영석유회사(CNPC) 등 세계 유수의 자원개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쇄빙기능과 엘엔지 운반기능을 조합한 쇄빙엘엔지선은 대우조선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것”이라며 “이번 쇄빙엘엔지선의 성공적인 인도로 우리 조선업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오는 2020년까지 남은 14척의 쇄빙엘엔지선을 모두 성공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라며 “이번 첫 선박 인도가 회사 경영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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