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 바닥쳤다”

5월 유조선 등 신규 발주가격 일제히 오름세
중고선박 거래가격도 100만달러씩 회복세
“역사적 최저점 찍고 반등하는 신호” 기대

유조선을 비롯한 주요 선박의 글로벌 발주가격이 최근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조선 업황이 드디어 바닥을 치고 일어서는 신호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30일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 4월 벌크선 신조선가(신규 건조 선박가격)가 상승한 데 이어 5월에는 유조선의 신규 발주가격도 2~3년 만에 상승했다. 국내 조선 ‘빅3’의 단골 수주 선박 종류인 31만DWT(화물선중량톤수)급 초대형 유조선(VLCC)의 신조선가는 2014년 5월 1척당 1억100만달러에서 하락하기 시작해 8천만달러까지 떨어졌다가 5월에 8050만달러로 50만달러 상승했다. 2014년 6월 척당 3725만달러였던 5만DWT급 석유제품 운반선도 3250만달러까지 빠졌다가 5월에 3350만달러로 뛰었다.

중고 선박의 거래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새 배나 다름없는 31만DWT급 ‘리세일’ 초대형 유조선의 거래 가격은 2015년 1척당 1억500만달러에서 근래 8200만달러까지 떨어졌으나 5월에 85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또 16만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 10만DWT급 아프라막스 유조선, 7만5천DWT급 파나막스 유조선, 5만DWT급 석유제품운반선의 리세일, 선령 5년차 중고 선박 가격도 5월 들어 일제히 100만달러씩 상승했다.

주요 선종의 신조·중고 선박가격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자 업계는 조선 업황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최근 역사상 최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 선사들이 서서히 발주에 나서고 있는 게 느껴진다”며 “조선 업황이 살아났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바닥은 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잇따라 유조선을 수주하고 있는데다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이 발주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도 업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계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