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요구한 ‘금호’ 브랜드 상표권 사용안에 대해 ‘조건부 수용’이라는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중국업체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이 추가협상 국면에 접어들 공산이 커졌다.
금호타이어 상표권 소유권자인 금호산업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사용기간 20년 및 독점적 사용’을 보장하되,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및 해지불가’를 조건으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상표권의 5년 사용 보장 및 15년 추가 사용 가능, 사용 요율 0.2%, 사용계약 해지 가능’ 등을 금호산업에 요구하며 9일까지 답변을 요청한 바 있다.
금호 쪽은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적극 협조한다는 뜻”이라고 밝혔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채권단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표권을 20년간 의무 사용하고, 해지는 안된다는 조건 때문이다. 또 채권단 제안보다 2.5배 더 올린 사용 요율도 채권단과 더블스타에게 부담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다시 수정안을 내놓고 박 회장 쪽과 협상에 나서는 쪽으로 싸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회장이 내놓은 새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더블스타가 결정할 몫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금호 쪽이 답변을 보내왔으니 공식적으로 협상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다음주 초에 금호 쪽 수정안을 더블스타에 전달한 뒤 더블스타의 답을 기다려보겠다. 우리로서는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원활하게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협상상자인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 최종 종결 시한은 9월 23일이다.
조계완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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