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여성임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유리천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주요 18개 제약사의 등기·미등기 임원은 총 391명이며 이 중 남성은 362명, 여성은 29명으로 집계됐다. 주요 제약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전체 임원의 7.4%에 불과한 셈이다. 각 제약사의 지주회사와 바이오의약품 회사는 제외한 결과다. 여성임원이 있는 곳은 18개 업체 가운데 12곳이다. 유한양행, 제일약품, 일동제약,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안국약품 등은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여성임원 29명 중 오너 일가 출신은 5명으로, 6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여성임원이 1~2명에 불과한 제약사에서 오너 일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예컨대 대원제약은 전체 임원 27명 중 여성임원은 백승호 회장의 모친 김정희(84) 이사 1명뿐이다. 삼진제약과 동화약품은 각각 회사 내 여성임원이 2명뿐이었지만, 이 중 1명은 오너 일가 출신이었다. 한미약품은 전체 38명 임원 중 7명이 여성으로 다른 제약사와 견줘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중 1명은 임성기 회장의 딸 임주현 전무다.
이처럼 제약업계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것은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데다 여성 직원 자체가 많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사 임직원 중 여성의 비율은 약 30% 정도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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