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사회 기습 개최…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 결정

이사 13명 전원 참석…”압도적 찬성으로 의결”
3개월 안에 공론화위서 결론 못내면 이사회 다시 열어 재결정 방침

오른쪽 타워크레인 지역은 건설중인 신고리원전 5·6호기. 왼쪽 두 핵발전소는 현재 운영하는 신고리원전 3·4호기다. 김봉규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오전 경주에서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한수원은 이날 아침 경주시에 있는 스위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다. 한수원 쪽은 “이사 13명(사내이사 6명, 사외이사 7명)이 모두 이사회에 참석했으며 참석자 전원 찬성은 아니지만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며 “이사들이 오늘 아침에 모두 모였지만 안건 처리를 위한 공식 이사회를 이 자리에서 곧바로 열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에 대해 이사회는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발족하는 시점부터 3개월로 정했고, 3개월 안에 공론화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다시 이사회를 열어 추후에 방침을 재결정하기로 했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 동안 협력사 손실비용 보전, 기자재 보관, 건설현장 유지관리 등에 약 1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한수원은 예상하고 있다. 한수원은 구체적인 손실비용 보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력사들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사회는 이날, 5·6호기 원자로 건물 마지막 기초(3단)는 원자로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위라서 원자로 품질 확보를 위해 마무리 작업이 불가피하므로 일시중단 기간 안에도 작업을 지속해 8월 말까지 완료하는 내용도 논의·의결했다.

한수원 이사회는 전날 경주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수원 노조와 지역주민들의 물리적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배심원단이 완전 중단 여부를 판단하도록 결정했다. 조계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