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정유사인 에스케이(SK)에너지가 미국산 원유를 들여온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도입이 국내 모든 정유사로 확산되고 있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에스케이에너지가 지난달 미국산 원유 100만 배럴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멕시코산 원유 100만 배럴과 함께 이달에 선적해 오는 10월 중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미국산 원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입되며, 이번에 멕시코산 원유와 함께 들여오면서 수송운임을 절감해 경쟁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에너지까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면서 사실상 국내 모든 정유사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게 됐다. 앞서 지에스(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산 원유 총 200만 배럴을 수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4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에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들여왔다.
미국 정부는 제1차 석유파동 당시인 1975년 12월 원유 수출 전면금지조처를 내렸는데 40년 만인 지난 2015년 12월에 금수를 해제했다. 여기에 최근 오펙(석유수출국기구)의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전체 수입원유 중 80%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산 원유(WTI)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과 두바이유의 지난해 평균 국제가격은 각각 배럴당 43.47달러, 41.41달러로 서부텍사스산이 2달러가량 비쌌다. 그런데 올들어 지난 8일까지 평균가격은 각각 49.49달러, 50.83달러로 서부텍사스산이 1달러 이상 오히려 더 싸졌다. 지난 8일에는 각각 49.17달러, 51.24달러로 서부텍사스산이 2달러가량 두바이유보다 더 싸졌다. 중동산보다 상대적으로 장거리 수송비용이 부담이지만 가격 스프레드(차이)에서 생겨난 이점으로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저유황 경질유로, 고유황 중질유인 두바이유와 성상이 다르다. 에스케이 쪽은 “미국산 원유는 정제하면 휘발유와 액화가스(LPG)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며 “석유제품 시장의 수급상황에 맞춰 중동산 원유와 적절히 믹스하면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조처의 하나로서 정유사의 미국산 원유 수입을 장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상반기 미국산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664.5% 증가한 310만 배럴을 기록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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