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청사 앞 공터에서 ‘드론 기반 물품 배송 시스템 구축 사업’ 일환으로 드론 시범배송 행사가 열렸다. 산업부 제공
새 노트북 1대를 실은 물품 배송용 드론이 정부 세종청사 위를 가뿐히 날아 물건을 무사히 배달했다. 도심 안에서 드론이 시범 배송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25일 오후 2시, 국토교통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6동 우체국 앞 공원 잔디밭에서 8개의 프로펠러 날개를 단 드론이 이륙했다. 우편 마크를 부착한 드론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 위로 솟아오르더니 10m 위 상공에서 국가보훈처·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 건물 앞을 통과하며 차례로 날아 13동 산업통상자원부 앞 공터 잔디 위에 가볍게 착륙했다. 드론이 날아간 총 거리는 약 1㎞다. ‘몬스터 815A’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물품 배송용 드론은 수동 원격조정 방식이 아니라 좌표 입력만으로 이륙에서부터 비행, 배송, 귀환까지 전 과정이 완전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보한 기기다.
산업부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한 드론 시범배송은 드론 실용화를 위해 정부(6억여원)와 기업이 함께 총 1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드론 기반 물품배송 시스템 구축 사업’의 현장 적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물품 배송용 드론은 무게 10㎏ 이내의 물건을 제어 반경 15㎞ 이내에서 최대 40분가량 왕복 비행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국내에서 산간·도서가 아닌 도심지 드론 배송 테스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밀집된 주거형태라서 도심 내 드론 배송은 기술적 어려움뿐 아니라 제도적 규제도 까다로운 편이다. 현행 규제상 시범비행은 드론이 사람의 육안으로 계속 관찰되는 반경(거리)에서만 가능하다.
산업부는 오는 11월 전남 고흥 해안에서 바다 위로 4㎞가량 떨어진 섬(득량도)에 모의 물품이 아닌 실제 우편·택배 물건을 배송하는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더 많은 배송시험 테스트를 거쳐 지형·바람 조건에 따른 드론의 이동 상황·경로를 담은 데이터 기록을 축적해야 실제 상용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며 “목적지와 귀환하는 장소의 좌표를 입력하는 기술적 문제, 박스 등 배송 가능한 적정한 크기로 택배 물건을 규격화하는 문제, 목적지에서 물품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할 것인지 집게로 집어 내려놓거나 올리는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을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청사 앞 공터에서 ‘드론 기반 물품 배송 시스템 구축 사업’ 일환으로 드론 시범배송 행사가 열렸다. 관계자들이 안전하게 착륙한 드론 앞에서 배송물품(노트북)을 주고받고 있다. 산업부 제공
현재 드론 배송이 상용화된 국가는 아직 한 곳도 없다. 아마존·구글·알리바바·디에이치엘(DHL) 등이 일반 상품 및 구호물품 긴급배송 목적으로 반경 약 20㎞ 이내에서 약 3㎏ 이내의 물품을 왕복 1시간 이내에 배송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해 배송서비스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국내 드론 개발은 정부와 민간이 일종의 투트랙 형태로 개발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서고 있다. 민간기업에선 씨제이(CJ)대한통운이 강원도 영월에서 시범서비스를 추진중이다. 드론 배송 테스트는 항공금지구역에서 자유로운 영월과 고흥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