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쩌면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사장단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삼성전자 창립 48주년 기념식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회사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것은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의 결실”이라면서도 “일부 사업의 성장 둔화,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 등 여전히 많은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14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분기 영업이익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70%에 달하는 9조9600억원이 ’슈퍼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부분에서 이뤄졌다.
권 부회장은 또 “과거 수많은 1위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한 순간에 무너졌고, 우리도 사업 재편, 경영 시스템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다가올 10년은 사회 및 인구구조, 기술혁신 등에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며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산업은 급변하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며, 고객의 요구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런 시기에 기존의 방식으로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기존의 생각을 뛰어 넘는 과감한 도전과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체질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3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새로운 변화 필요성’을 얘기했다.
권 부회장은 “외부에서 우리에게 더욱 높은 윤리의식,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활성화되도록 열린 마음으로 수평적 자세를 갖고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회장이 1969년 1월에 설립(삼성전자공업)했지만 1988년 11월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해 반도체사업을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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