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군제(光棍節)에 국내 기업들이 활짝 웃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어 우려가 컸었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을 중단하고 두나라 관계가 해빙되면서 참여 기업의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1월11일은 1이 4번 겹쳐, 중국의 미혼 젊은이들이 ‘독신자(광군)의 날’로 부르며,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다. 2009년부터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대대적인 쇼핑 행사를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11일 24시간 동안의 매출액이 28조30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39.3%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 광군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이랜드도 기록적인 매출 신장을 이뤘다. 이랜드는 11일 당일 이랜드차이나가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767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기업 중 3년째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이랜드차이나의 광군제 매출은 563억원으로, 올해 매출 신장률은 39%에 이른다. 이랜드는 광군제 기간 티몰 안에 이랜드와 포인포 등 19개 개별 브랜드관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주문 물량이 평소보다 폭증해 물류 서비스에 투입하는 인원을 20배 늘려, 3일 안에 주문받은 100만건의 배송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에이치(H)몰은 역직구(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제품을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직접 사는 쇼핑 행태) 사이트인 ‘글로벌에이치몰’의 1~10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에서는 11일에 앞서 여러 쇼핑몰과 브랜드들이 예약 및 사전 판매를 시작해 광군제 전에도 ‘광군제 효과’가 시작된다. 현대에이치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고객 비중이 50% 미만으로 떨어졌으나 최근에 이 비중이 70%대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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