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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현대산업개발 ‘자사주 마법’ 막차 타나?

등록 2017-12-07 17:03수정 2017-12-07 22:30

투자회사·사업회사 인적분할로 지주회사 전환
올해 회삿돈으로 자사주 적극 매입
지분 19% 총수 일가, 지주사 고리로 지배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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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자사주의 마법’이 또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 지배력 강화에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았다. 자사주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하고 국회에도 법안이 계류돼 있지만 아직 제도화되지는 않았다.

7일 현대산업개발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이사회에서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 주식을 나눠 갖는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 존속회사인 에이치디시(HDC)주식회사(가칭)는 지주회사 구실을 할 예정이다. 신설회사인 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가칭)은 사업부문을 맡는다. 분할 비율은 투자회사 42%, 사업회사가 58%로, 분할 기일은 내년 5월1일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시가총액 3조원가량으로 현대아이파크몰, 아이콘트롤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정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은 18.56%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9.98%), 템플턴자산운용(9.87%), 블랙록자산운용(5.03%) 등이 갖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최대주주 지분율이 19% 내외에 그쳐, 취약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분할로 최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지배력 강화에는 자사주와 현물출자가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산업개발이 올해 들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키웠다. 지난 1월 11년 만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뒤 1~4월에 200만주, 4~7월에 150만주를 사들여 자사주 비중을 2.39%에서 7.03%까지 늘렸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 분할을 할 경우 존속회사는 자사주 비율대로 사업회사에 대한 의결권이 있는 신주를 갖게 된다. 지주회사인 에이치디시(HDC)주식회사가 사업회사 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의 7.03%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 주식의 의결권은 사실상 정 회장이 행사하게 돼, 돈 한푼 안 들이고도 자사주를 통해 막대한 지분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이후 자사주로 늘어난 지분은 주식 맞교환으로 지배력 강화에 쓰이게 된다. 정 회장은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로 맞교환하는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회사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타이어, 대웅, 한진해운홀딩스, 엘지이아이 등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통해 대주주 지분이 배 이상 확대됐다. 이를 고려하면 정몽규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현재 18.56%에서 최대 두배가량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나 국회는 ‘자사주의 마법’ 등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적 분할시 자사주에 배당되는 신주 배정을 금지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문 대통령도 규제를 공약했다. 이런 비판적인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에스케이케미칼은 지난 6월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하면서 보유 자사주(13.3%) 가운데 일부(8%)를 소각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다”며 “지주회사 전환은 투자와 사업 기능을 분리해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며, 투명성 강화와 책임경영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최종훈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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