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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80주년 기념식 언감생심 … 풀죽은 삼성

등록 2018-03-21 19:06수정 2018-03-22 00:03

1938년 삼성상회 모태…22일로 80주년 맞아
기념식 없이 영상·사진전, 임직원 한달 봉사활동
이인용 고문 중심으로 신뢰회복 방안 찾는 중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꼬였습니다.”

지난해 12월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관련 2심 최후진술에서 한 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아직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22일 설립 80돌을 맞는 삼성그룹은 대규모 기념행사는 생각도 못한 채 고민에 빠진 처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3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신뢰가 바닥인 탓이다.

21일 오후 한 시민이 삼성그룹 모태기업인 삼성상회를 복원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삼성은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이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악재와 비판 여론으로 기념행사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대구/연합뉴스
21일 오후 한 시민이 삼성그룹 모태기업인 삼성상회를 복원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삼성은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이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악재와 비판 여론으로 기념행사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대구/연합뉴스
지난달 5일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이 부회장은 여태껏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사업지원TF 팀장)을 비롯해 김명수 삼성물산 부사장(EPC경쟁력 강화TF 팀장), 유호석 삼성생명 전무(금융경쟁력 제고TF 팀장)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 활동은 전무하다. 대신 재판 준비와 함께 신뢰회복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적으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장(상임고문)이 중심이 돼 중장기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삼성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이를 만회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80돌 기념행사는 단출하다. 22일 오전 9시 사내 방송을 통해 80주년 기념 영상물을 방영한다.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는 80주년 기념사진 수십장을 게시한다. 아울러 한달간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도 진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사가 위치한 지역사회에서 조용하게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별다른 기념식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50주년이던 1988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빌려 임직원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60주년과 70주년은 각각 외환위기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삼성특검 탓에 기념식을 열지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 부회장은 3심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작업에 대한 판단이 2심과 달라질 경우 자칫 재수감될 수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도 최근 추가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사기는 물론 사회적 신뢰도 떨어진 상태다. 삼성 내부에서 “삼송하다”(삼성이어서 죄송하다의 줄임말)라는 말이 돌 정도다. 결국 신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삼성에 대한 신뢰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어중간한 대책으로는 안 되고 총수 일가의 퇴진, 이건희 회장 비자금의 사회환원, 노동기본권 보장 등 전면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웨이> 저자인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현재 위기는 상속 등과 관련된 것이어서 사회공헌 강화 정도로는 풀기 어렵다"며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재산은 재단에 넘기고 경영권은 보장하는 스웨덴 발렌베리가 같은 모델을 고민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1938년 3월1일 이병철 초대 회장이 대구에 세운 작은 상점, 삼성상회를 모태로 한다. 현재는 계열사 62곳에 매출액이 300조원에 이른다. 이건희 회장은 50돌을 맞은 1988년 3월22일 ‘제2 창업’을 선언했으며, 이때부터 기념일이 3월1일에서 22일로 바뀌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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