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위에 지주회사가 있는 등 복잡한 지배구조인 하림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개편했다.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26)씨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승계 등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하림그룹은 4일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중간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두 회사는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기일은 7월1일로, 존속회사의 이름은 하림지주로 정했다. 하림그룹은 4개의 지주회사(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와 50개가 넘는 계열사를 두고 있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로써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하림그룹 쪽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지주사 체제 전환을 7년 만에 완성하게 됐다”며 “지배구조 단순화로 경영 효율성과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1990년대 축산업에서 시작해 사료 생산과 가공 축산물 유통 등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했다. 여기에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해 해운회사 팬오션과 엔에스(NS)홈쇼핑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그 직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를 받았다. 당시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벌 개혁’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내세우면서 진행한 대기업집단 직권조사의 첫 대상이 됐다. 김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은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고, 최상위 지주사 제일홀딩스를 한국썸벧을 통해 지배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하림그룹은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제품 생산의 가치사슬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림(닭고기 전문)과 선진(돼지고기), 팜스코(돼지고기), 제일사료 등은 사료 제조와 닭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 생산·가공 부문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팬오션은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곡물 유통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농식품 전문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춘 자회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이번 단일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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