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실관계 확인 뒤, 내부 규정 따라 조치”
항공업계 쪽 “주무 기관서 편의 요청하면 거절 어려워”
항공업계 쪽 “주무 기관서 편의 요청하면 거절 어려워”
세관 공무원에 이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대한항공 쪽에 기내 좌석 변경과 라운지 제공 등 편의를 요청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문서가 확인됐다. 항공기 안전점검을 책임지는 공무원들이 국외 출장 때 항공사로부터 좌석 업그레이드 등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대한항공을 제대로 감독하고 점검할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겨레>가 확보한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자료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대한항공 직원 ㄱ아무개 씨는 2016년 9월2일 사내 서비스품질개선그룹에 ‘국토교통부 공무원 편의 제공 의뢰’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김씨는 이메일을 통해 “직원의 공무 여행 관련해 교통편의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편의를 제공 받은 공무원은 국토부 산하 기관인 서울지방항공청 소속 사무관과 주무관으로, 이들은 대한항공 항공기 검사와 국외정비조직 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두 공무원은 같은 달 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미국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항공기를 예약했다. 김씨는 이메일에 공무원들의 라운지 이용 편의와 함께 편한 좌석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구체적인 좌석 번호까지 적었다.
이 공무원들은 요청한 좌석 번호와는 다르지만 상대적으로 편한 좌석을 배정받는 편의를 제공받았다. 다음 날인 3일 담당 부서가 발송한 회신 이메일을 보면, 대한항공은 “요청하신 좌석은 ASR(이미 예약된 좌석) 및 INF TCP(유아동반승객) 좌석으로 배정할 수 없어 BLUK 복도석 좌석으로 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이 배정받은 좌석은 항공기 내 가장 앞 좌석(BLUK SEAT)으로 다른 좌석보다 좌석 앞 공간에 여유가 있다. 항공사가 아이를 동반한 고객이나 몸이 불편한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좌석이다.
라운지 이용의 경우에도 요청 당시에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 전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시행 뒤(2016년 9월28일)였다면 ‘부정청탁’에 해당한다. 라운지 이용료는 전 세계 평균 가격이 50불(원화 5만원)이다.
국토부 공무원의 교통 편의 제공과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당 이메일을 정확히 보지 못한 상황에서 사실관계 확인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감사실 이정복 사무관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내부 규정에 따라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5년 3월 공무원들이 국외 출장을 가면서 대한항공에서 좌석 승급 특혜를 받았다는 참여연대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감사 결과, 국외 출장을 가면서 부당하게 항공기 좌석을 승급 받거나 이를 요구한 국토부 공무원 4명이 징계를 받았고, 부적절한 승급 혜택을 받은 33명은 경고를 받았다. 이후 국토부는 항공사와의 유착 의혹 등 문제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자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무 기관에서 좌석 변경 등 편의 제공 요청하면 거절하기 어렵다”게 항공 업계 쪽의 입장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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