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경영 복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본인이 ‘롯데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패한 것으로 알려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9일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안건을 제출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뇌물 공여 혐의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은 스스로 물러났으나, 아직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구속 수감중인 동생을 압박하며 다시 경영 복귀를 노리는 신 전 부회장의 안건이 주주총회서 정식 채택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경영권 싸움을 벌일 때 주주총회 네 번의 표 대결에서 모두 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신 회장에 대한 주주단의 신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지는 불확실하다”며 “신 전 부회장이 주주단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법률적 판단도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내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앞선 1월 서울중앙지법도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에 이사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는 소송에 대해 “해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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