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장녀 경후(33)씨가 7월1일 공식 출범하는 CJ E&M과 CJ오쇼핑의 합병 법인 CJ ENM의 상무로 발령난다. 이를 두고 CJ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구도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29일 CJ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후씨는 7월1일 CJ 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임명될 예정이다. 방송엔터테인먼트와 홈쇼핑 양쪽의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수행하는 핵심 업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경후씨는 CJ미국지역본부에서 마케팅팀장(상무)을 맡고 있었는데, 이번 인사를 앞두고 귀국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CJ의 본격적인 3세 경영 승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CJ그룹이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탓에 이재현 회장이 기업의 소유권을 갖고, 방송 등 미디어 부문 경영을 이미경 부회장이 담당하는 지금의 지배구조와 닮았다는 것이다. 현재 아들 이선호(28) CJ제일제당 부장은 승계구도의 핵심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의 17.97%를 보유 중이다. 이에 비해 경후씨는 선호씨 보유분의 절반도 안 되는 6.91% 지분 만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상장 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시켜 선호씨가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예측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는 상태다.
CJ 쪽은 “3세 승계가 아니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회복 중이고,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하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는 경영수업 차원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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