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5위인 미니스톱이 2달 만에 매각 의사를 일단 접었다. 당분간 비지에프(BGF)리테일의 씨유(CU)와 지에스(GS)리테일 지에스(GS)25의 양강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우량점포 위주로 점포 전환 ‘물밑작업’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 심관섭 대표는 29일 자료를 통해 “그동안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업무제휴를 계속 검토했지만, 모기업인 일본 미니스톱에 의한 주식양도 등이 이뤄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본입찰에 나선 지 2달 만에 매각 절차를 중단한 것이다.
미니스톱 입찰에는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를 보유한 코리아세븐(롯데),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 사모펀드 운영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했다. 롯데가 4000억원대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지만, 끝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다른 업체들 사이에서도 근접출점(100m·담배 소매점 간 제한거리)을 제한하는 자율규약 시행으로, 2533개(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점포를 가진 미니스톱 ‘몸값’이 올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은 5년마다 가맹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미니스톱 인수와 별개로 가맹점과 개별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런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수비용은 훨씬 불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로써 편의점 업계는 일단 씨유(1만3169개)와 지에스25(1만3107개)의 양강 구도가 유지되게 됐다. 롯데는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를 다 합쳐도 점포 수가 9555개에 그친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점포 수는 3707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유통비용이 절감되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며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점포 수 부족으로 약화될 수 있는 경쟁력을 상품·서비스 차별화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가맹계약 기간이 끝나는 미니스톱 등 업체의 우량점포를 상대로 ‘간판 바꿔 달기’ 물밑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약 시행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데다가, 상권이 좋은 지역에는 이미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며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는 점포를 상대로 다양한 지원금을 내걸며 브랜드를 바꿀 것을 설득한다”고 전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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