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그룹의 첫 전문경영인인 이채욱 부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4시5분 별세했다. 향년 74.
고인은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 삼성 지이(GE)의료기기 대표, 지이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전문경영인으로 입지를 다진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2013년 4월 씨제이대한통운 대표이사(부회장)로 영입되며 씨제이그룹에 합류했다. 씨제이가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고인이 처음이었다. 그해 이재현 회장이 배임·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뒤에는 씨제이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공백을 방지했다.
고인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퇴임사에서 “나는 행운아였다”며 “앞으로 많은 젊은이가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계속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지병인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주요 계열사 대표 등과 함께 빈소를 찾은 뒤 “글로벌 마인드와 추진력을 겸비한 경영자이자 남다른 열정과 긍정의 마인드로 조직원의 마음마저 움직이는 리더”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승민(법무법인세종 변호사)·승은(GE헬스케어재팬 LCS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블랙록 이사)·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박영식(피더블유씨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8시40분이다. (02)3410-6917.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