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옷을 세탁소에 덜 맡길 수 있을까.’
김동원 엘지(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은 ‘드라이클리닝’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 세탁기와 난방기 기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시 세탁기 사업부장이던 조성진 엘지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연구소를 방문해 “출장 갔을 때 구겨진 양복을 호텔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걸어두면 구김이 제거되더라”며 ‘스팀’ 아이디어를 보탰다.
9년 연구 끝에 2011년 탄생한 스타일러는 ‘의류관리기’라는 새 시장을 창출했다. 엘지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성과를 냈는데 ‘스타일러’ 등의 활약이 컸다. 엘지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9006억원이었다.
김동원 엘지(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이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발명으로 연다' 라는 주제로 열린 제54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구자열 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LS그룹 회장)으로부터 '올해의 발명왕' 상을 수상하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스타일러 탄생의 주역 김 연구위원은 27일 특허청이 주최하는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올해의 발명왕’ 상을 수상했다. 기술 개발로 산업 발전에 기여한 발명가 1명을 꼽아 매년 수여되는 상이다.
김 연구위원은 스타일러을 비롯해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 개발도 주도했다. 1996년 엘지전자에 입사한 뒤 그가 출원한 특허만 1천여개에 이른다. 김 연구위원은 “스타일러를 만들 때 실험실에서 담배, 삼겹살, 고등어 냄새 등을 직접 옷에 배게 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실생활의 냄새 시료를 얻기 위해 퇴근 뒤 삼겹살 집에서 회식하고 실내 흡연이 되는 당구장에 갔다가 옷을 수거했던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발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미 알려진 기술을 조합해 새 효과가 발생하면 특허의 대상이 된다. 스타일러에서도 히트펌프와 스팀은 이미 알려진 기술이었다. 이를 적용할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특허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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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엘지(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연구위원. 엘지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