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회사인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해운회사는 단독으로 전 세계 모든 지역에 배를 보낼 수 없어 규모가 비슷한 선사끼리 동맹을 꾸린다. 현대상선은 현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나, 이 관계가 종료되는 내년 3월 이후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상선이 지난달 19일 대만에서 `디 얼라이언스’ 가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 얼라이언스는 세계 3위의 해운동맹으로 평가받는다. 문 장관과 배 사장은 앞서 지난달 14일 디 얼라이언스의 기존 회원사들인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대만 양밍의 최고 경영자들과 만나 서로의 의사를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2017년 4월부터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2M+H’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내년 3월로 관계가 마무리될 예정이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3대 해운동맹 모두와 가입 협상을 진행해 왔다.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은 내년 4월부터 시작되며, 협력 기간은 10년 뒤인 2030년 3월까지다. 해수부 쪽은 “이번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현대상선은 주력 항로인 미주·유럽 항로에서 28%의 점유율(주간 적재용량 공급량 기준)을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새 해운동맹 협력 개시 직후인 내년 2분기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3000TEU급·1TEU는 컨테이너 1대) 12척은 내년 2분기부터 유럽 항로에 투입되고,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부터 투입된다.
문 장관은 “국내 제1의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2016년 말 우리 해양산업 매출은 한 해 전 39조원에서 29조원으로 10조원이 줄고 운송능력도 106만TEU에서 46만TEU로 반토막이 났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가입으로 전 세계 해운시장에서 우리 해운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게 됐고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경영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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