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전국 140개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로 활용해 온라인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스페셜)을 통한 전국 당일 배송 서비스도 도입한다. 홈플러스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하반기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온·오프라인 넘는 ‘올(all·모든)라인 플레이어’로 뛰겠다”고 했다. 먼저 홈플러스는 전국 107개 점포의 온라인 물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없이, 도심에 위치한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근거리 배송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107개 점포에 적용돼 있는 온라인 물류 기능을 향후 전국 140개 점포에 확대하면, 하루 12만건 배송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 점포를 만들 때부터 점포 후방의 창고와 물류창고 입·출차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둔 덕분에, 물류점포 기능 접목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홈플러스는 강조했다.
온라인 배송 주문이 집중되는 지역은 물류 기능이 대폭 강화된 ‘점포 풀필먼트 센터’가 들어선다. 점포 풀필먼트가 마련된 대표적 매장은 인천 계산점으로, 지난해 7월 지하 2층에 7032㎡ 규모의 물류센터가 들어섰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 건수가 하루 1450건으로 7배가량 늘었고, 올해 7월 온라인 매출도 지난해 대비 250%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런 풀필먼트 센터는 오는 2021년까지 안양점, 원천점 등 10개 점포에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전국 16개 스페셜 매장을 2021년까지 70~80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객이 즐겨 찾는 상품을 박스 단위로 진열하고 교체 주기를 늘렸으며, 초특가 단기 할인행사를 연중 상시 저가 할인행사로 개편해 진열 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고 홈플러스는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매출 부진 점포 중심으로 도입됐는데도 스페셜 점포로 전환한 점포는 기준 점포와 매출신장률이 12% 이상 차이 난다”며 스페셜 점포를 올해 말까지 30여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5일부터는 스페셜 점포에 온라인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적용된다. 오프라인 매장 인기 제품을 온라인 몰에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고객이 온라인 몰을 통해 주문한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 점주가 발송하게 된다.
오프라인 점포의 물류센터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는 2021년 온라인 사업 매출이 1조6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 전망이다. 온라인 매출은 2017년 5천억원, 2018년 6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홈플러스는 내다보고 있다. 임일순 사장은 “온라인 사업 영업이익률은 1.0~1.5% 수준인데, 풀필먼트 센터 장착 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배송 서비스가 점포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야간작업을 통한 새벽배송 등은 어려운 구조다. 임 사장은 “기술적으로 새벽배송은 어렵지만,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 당일 배송률을 높이고, 대면 배송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잇달아 뛰어드는 것과 관련해 “신선식품 경쟁력은 상품 역량이 절반, 상품을 다루는 (유통사의) 운영 역량이 절반”이라며 “경력이 짧은 회사들이 운영 경험이나 인프라 없이 신선식품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의문스럽다”고도 했다.
지난 1월 유럽 최대 유통연합 이엠디(EMD) 가입과 베트남 유통사 빈커머스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홈플러스는 덧붙였다. 임 사장은 “영국 테스코 시절부터 20여년간 유럽과 긴밀한 인연을 맺은 홈플러스는 한국에서 유럽을 제일 잘 아는 리테일러”라며 “2021년까지 글로벌 소싱 규모를 1조원대로 키우겠다”고 했다. 또 신선식품 교환·환불 제도 등을 통한 신선식품 강화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지만, 임 사장은 말을 아꼈다. 임 사장은 “일방적으로 상대방과 계약 관계를 파기하기 쉽지 않다”며 “국민 정서를 살펴가며 잘 가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들과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 등 일부 대형마트 점포가 일본산 제품을 철수하고 반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등은 당장 일본산 불매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일본 제품 안내 거부를 선언하기고, 본사에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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