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합제철 창립 멤버로 현재 포스코의 기틀을 마련한 장경환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이 7일 별세했다. 향년 87.
1932년 경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1년 동안 대한중석에서 근무하다가 1968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권유로 포항제철 창립에 참여했다. 그는 경북 포항시 영일만 해변 제철소 공사 현장의 건설사무소에서 창립 멤버들과 숙식하며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로 포스코의 토대를 닦았다고 회사 쪽은 전했다.
1983년 포항제철 도쿄사무소장으로 주재하면서 박태준 회장의 지시로 광양제철소 건설에 일본 철강업계의 협력을 끌어내며 제2제철소 건설에 기여했다. 고인은 아버지 장영모 전 의원과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양조장 사업을 함께 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이병철 회장과 박태준 회장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1989년 삼성그룹 일본 총괄 사장을 맡기도 했다. 1991년에 포항제철로 다시 돌아와 사장 대우와 회장 특별 보좌역으로 근무했다. 1999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에 취임해 4년 간 일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석희씨와 아들 재철(에이엠피컴퍼니 대표)씨, 딸 현주·은영·혜령씨, 사위 김찬식(벽산 부사장)·박상욱(서울대 자연대 교수)씨 등이 있다. (02)3410-6912.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