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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마약 밀반입’ 이선호 자진출두…이재현 ‘길어지는 침묵’

등록 2019-09-05 15:58수정 2019-09-05 19:27

이재현 회장 장남, 대마 밀반입하다 적발
비난 여론 커지자 4일 검찰 자진출두
이씨 “구속 요청…영장 심사도 포기할 것”
“‘법망 회피’ 여론 피하고 노출 최소화”
이재현 회장은 나흘째 입장 표명 없어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변종 대마 밀반입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29) 씨제이 제일제당 부장이 검찰에 자진출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승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발생한 ‘마약 파문’에 대해 나흘째 침묵 중인 이재현 회장의 입에도 시선이 모인다.

5일 인천지검 강력부(부장 김호삼)는 전날 긴급체포한 이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씨제이 말을 종합하면, 이씨는 4일 저녁 6시20분께 검찰청을 찾고 “나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구속을 요청했고, 검찰은 이씨 “심리상태가 불안한 점 등을 고려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이씨가 영장실질심사 포기 의사를 밝힌 터라, 서면 심사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승계 작업 중심에 있는 재벌 4세가 마약을 들여오고 이후 스스로 구속을 요청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해석이 분분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씨가 갑작스럽게 직면한 비판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같은 범행을 저지른 다른 재벌 3세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했다. 액상 마약 복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에스케이(SK)그룹 창업주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영근(31)씨,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현선(28)씨 등 사례와 ‘선 긋기’에 나섰다는 풀이다.

지난 2일 밀반입 사실이 적발된 이후 사흘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씨제이그룹은 이날 이씨의 심경을 알렸다. 하지만 씨제이그룹이나 소속 회사, 이재현 회장의 입장은 없었다. 향후 징계 등 사내 처분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도 ‘모르쇠’다. 씨제이 임직원들이 일제히 이 회장의 입만 쳐다보는 모양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개인 범죄라 입장을 명확히 정리 못했을 수 있지만, 당사자가 혐의를 인정했고 신병까지 수사기관에 확보된 이상 이 회장이 나서서 사과문을 내놓는 게 일반적이다. 사건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씨 관리 실패로 인한 책임론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침묵을 고집하면 기업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씨 자진출두로 이씨 일가와 씨제이가 여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된 것도 길어지는 침묵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씨가 밀반입 현장에서 적발됐고, 반입 규모도 수십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질타 여론이 거세진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소변 검사 등을 통해 밀반입 사실과 투약 사실 등을 확인하고도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것을 두고 ‘재벌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씨로서는 자신의 신병을 ‘반납’함으로써 ‘재벌의 법망 회피’라는 여론은 일부 희석할 수 있게 됐다. 자진출두의 실익이 적지 않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씨는 공개 소환, 영장심사 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모습이 대중에 노출되는 국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씨가 초범이고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도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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