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크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
화질선명도 관해서는 긍정·부정 않아
화질선명도 관해서는 긍정·부정 않아
‘8K(UHD의 4배) 큐엘이디(QLED) 티브이의 화질선명도가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엘지(LG)전자의 주장에 삼성전자는 “1등 헐뜯는 점은 안타깝지만 시장이 커지니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엘지전자의 주장을 ‘경쟁사 헐뜯기’로 규정한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과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웨스틴워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앞서 엘지전자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이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단에 부스를 미리 공개하는 자리에서 ‘큐엘이디 75인치 8K 엘시디(LCD) TV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제시하는 화질선명도 기준(50%)보다 낮은 12%’라고 주장했다. 화질선명도는 흰색과 검은색을 디스플레이 상에서 얼마나 선명하게 구현하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지표로, 아이시디엠이 티브이 해상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한 사장은 ‘엘지전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삼성전자가 8K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하다니 안타깝다”며 “많은 사람들이 1등을 따라하려 하고 헐뜯는다. (삼성전자가) 잘못된 게 있다면 보겠다”고 했다. 또 “엘지전자가 제시한 기준이 합당한지 잘 모르겠다”며 “연말이면 8K 협의체에 30개 업체가 가입할 예정인데 (엘지전자가) 어떤 기준과 잣대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김 사장도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시장이 크려면 이슈가 있어야 한다”며 “엘지전자가 전시한 티브이가 삼성전자 티브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8K 시장이 크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이 혼자 1년 동안 힘들게 8K 시장을 만들었는데 이제 동료가 나타난 것”이라며 “시장이 빨리 클 것으로 기대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두 업체 사이의 신경전은 8K TV 국제 규격을 비롯한 시장 주도권 다툼에 가깝다. 지난 2016년 4K를 출시할 때도 두 업체는 티브이 품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올초 중국 티시엘(TCL)·일본 파나소닉 등과 함께 만든 8K 민관 협의기구 ‘8K 협의체'를 통해 8K 논의를 주도하려 하고 있다. 엘지전자와 일본 샤프는 8K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 아이시디엠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를 비롯한 50여 제조사와 각종 인증기관이 소속돼 있다. 한 사장은 엘지전자의 ‘8K 협의체’ 가입에 대해 “어소시에이션(협의체)은 누구나 참석하는 것”이라며 “문은 열려 있고 못하게 막지 않지만 아직까지 응답은 없다”고 했다.
베를린/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