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집중”
반도체 산업 수직계열화 나서
자회사 통해 중소기업과 경쟁
중기 독자 개발한 소재·부품
주문량 줄어들고 가격 떨어져
“대기업이 중기 물량 흡수” 비판에
SK “시장 키워 함께 성장하고 있어”
반도체 산업 수직계열화 나서
자회사 통해 중소기업과 경쟁
중기 독자 개발한 소재·부품
주문량 줄어들고 가격 떨어져
“대기업이 중기 물량 흡수” 비판에
SK “시장 키워 함께 성장하고 있어”
그래픽_고윤결
하이닉스 시절엔 중소업체와 손잡고 국산화 달성
SK 인수이전 2001년 경영난때
협력체제로 업체들도 성장 이뤄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처음부터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들과 경쟁 관계였던 건 아니다. 에스케이그룹 계열사가 되기 이전인 2001년 유동성 위기를 맞이한 하이닉스반도체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내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치킨게임’으로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미국 마이크론의 매각 대상이 됐다. 그러나 하이닉스 이사회는 ‘투자 없이 1년에 공장을 1개씩 짓겠다’고 채권단을 설득해 매각을 부결시켰다. 마치 공장 1개가 새로 지어지는 것처럼 제조 물량을 2배로 늘리고 소재 부품 원가도 낮추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5대 핵심 공정을 중심으로 효율성 개선 작업에 뛰어들었고 소재·부품도 국산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가격 조정이 불가능한 외국산과 달리 국산 업체들은 ‘선공급 후지불’ 방식에도 동의했고 가격 할인에도 적극적으로 응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주재 아래 생산팀·연구팀·구매팀이 월 1회 기술운영위원회(TSC)를 열고 국산화 현황을 점검했고 해마다 휴가, 회식비, 인사고과 반영 등 여러 방식으로 포상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일했던 박대영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평가실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오히려 ‘사전에 문제를 예방했다’고 칭찬했다”며 “모두가 절실했고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일본 히타치사가 독점 공급하던 ‘슬러리’도 국내 장비제조사 케이씨텍과 손잡고 국산화를 이끌어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팀과 하이닉스반도체 직원 3명이 수개월 간 매달려서 이룬 결과다. 기존 거래처가 가격 할인 공세를 해왔지만 하이닉스반도체는 국산화를 끝까지 지원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이었던 최진석 진세미 사장은 “시험용 양산라인을 따로 빼는 것도 당시엔 과감한 선택이었다. 하이닉스가 제품 평가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면 핵심 소재 국산화는 요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반도체 중소기업들 가운덴 하이닉스반도체와의 구매 실적을 발판 삼아 성장한 기업들이 많다. 영창케미칼·케이씨텍·솔브레인·주성엔지니어링 등이 2000년대 하이닉스반도체와의 거래를 물꼬 삼아 기술력을 높인 사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협력체제로 업체들도 성장 이뤄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처음부터 국내 반도체 중소기업들과 경쟁 관계였던 건 아니다. 에스케이그룹 계열사가 되기 이전인 2001년 유동성 위기를 맞이한 하이닉스반도체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내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치킨게임’으로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미국 마이크론의 매각 대상이 됐다. 그러나 하이닉스 이사회는 ‘투자 없이 1년에 공장을 1개씩 짓겠다’고 채권단을 설득해 매각을 부결시켰다. 마치 공장 1개가 새로 지어지는 것처럼 제조 물량을 2배로 늘리고 소재 부품 원가도 낮추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5대 핵심 공정을 중심으로 효율성 개선 작업에 뛰어들었고 소재·부품도 국산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가격 조정이 불가능한 외국산과 달리 국산 업체들은 ‘선공급 후지불’ 방식에도 동의했고 가격 할인에도 적극적으로 응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주재 아래 생산팀·연구팀·구매팀이 월 1회 기술운영위원회(TSC)를 열고 국산화 현황을 점검했고 해마다 휴가, 회식비, 인사고과 반영 등 여러 방식으로 포상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일했던 박대영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평가실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오히려 ‘사전에 문제를 예방했다’고 칭찬했다”며 “모두가 절실했고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일본 히타치사가 독점 공급하던 ‘슬러리’도 국내 장비제조사 케이씨텍과 손잡고 국산화를 이끌어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팀과 하이닉스반도체 직원 3명이 수개월 간 매달려서 이룬 결과다. 기존 거래처가 가격 할인 공세를 해왔지만 하이닉스반도체는 국산화를 끝까지 지원했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이었던 최진석 진세미 사장은 “시험용 양산라인을 따로 빼는 것도 당시엔 과감한 선택이었다. 하이닉스가 제품 평가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면 핵심 소재 국산화는 요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반도체 중소기업들 가운덴 하이닉스반도체와의 구매 실적을 발판 삼아 성장한 기업들이 많다. 영창케미칼·케이씨텍·솔브레인·주성엔지니어링 등이 2000년대 하이닉스반도체와의 거래를 물꼬 삼아 기술력을 높인 사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