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화학이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공급하기로 한 루시드모터스의 전기차 세단 ‘루시드 에어’. 엘지화학 제공
엘지(LG)화학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첫 양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독점공급한다. 엘지화학과 손잡은 ‘루시드모터스’는 대표적인 고급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 소비자들을 겨냥한 고급 전기차 생산업체다. 올 하반기 ‘루시드 에어’ 표준형 모델 양산에 들어간다.
엘지화학은 25일 올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루시드 에어’ 표준형 모델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와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루시드모터스는 지난 2016년 엘지화학 외에도 삼성에스디아이(SDI)와도 배터리 공급을 위한 전략적 제휴(MOU)를 맺은 바 있다.
루시드모터스의 루시드 에어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 도달까지 2.5초, 충전시 주행거리 643km로, 테슬라의 ‘모델에스’와 유사한 스펙을 내세운 고급 세단이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고급 전기차 ‘루시드 에어’에 들어가는 엘지화학의 원통형 배터리. 엘지화학 제공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온 엘지화학은 루시드모터스, 지난해에는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을 계약하며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엘지화학은 이번에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21700’(지름 21mm, 높이 70mm)제품으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인 ‘18650’(지름128mm, 높이65mm)보다 용량을 50% 가량 높이고 성능을 향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지화학은 1998년 원통형 배터리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해 2001년부터 노트북컴퓨터용 원통형 배터리를 출시해왔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중 엘지화학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삼성에스디아이는 각형 생산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가벼운 원통형 배터리를 넣는 전기자전거와 스쿠터 등 엘이브이(Light Electric Vehicle)와 업계를 주도하는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면서 지난해 엘지화학과 삼성에스디아이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도 증설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에스엔이(SNE)리서치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까지 매년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엘지화학도 이달 초 2019년 실적발표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넣는 전기차와 엘이브이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상해 이 분야의 신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엘지화학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루시드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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