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노사가 코로나19를 고려한 화상 연결로 ‘2020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4년째 소비자물가지수로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임금협상에 합의해 화제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020년 임금교섭을 위해 노사 대표가 처음 만난 지난달 17일 잠정합의안이 만들어졌고, 27일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참여 조합원 84.2%가 찬성하며 완전 타결됐다고 밝혔다.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에 연동하기로 한 노사 합의 원칙에 따라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0.4%로 확정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침체로 물가상승률이 낮아 처음으로 1% 이하의 인상률이 적용됐지만 정유산업 침체를 우려한 노조 쪽에서 흔쾌히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노사는 2017년 연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는 임금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매해 기본급에 연동하고, 여기에 호봉 승급분(생산직)이나 성과급(사무직)을 더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생산직 호봉 승급에 따른 인상률은 평균 2.7%로, 올해는 0.4%를 더한 3.1%가 생산직원 3천 여명의 기본급 평균 인상률로 확정됐다. 이 임금체계를 처음 적용한 2017년에는 1.0%, 2018년 1.9%, 2019년 1.5%가 임금인상률로 적용된 바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쪽은 “노조 집행부가 바뀌고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서 협상 난항도 우려했으나 노사 상견례 자리에서 30분 만에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조합원들의 지지율도 매우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노사는 3일 서린사옥과 울산사업장을 화상으로 연결해 ‘2020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열었다. 코로나19를 고려한 첫 화상 조인식으로 에스케이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과 에스케이(SK)에너지 조경목 사장,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성훈 노조위원장은 ”조합원의 적극적 지지 속에서 임금인상 원칙을 지키고 좋은 결과로 교섭이 잘 마무리 되어 회사와 구성원에 감사하며, 앞으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인식에서는 노조 제안으로 코로나19 조기 해소를 위해 직원들이 기본급 1%를 기부한 행복나눔기금과 회사가 매칭그랜트로 모은 성금 2억원의 전달 행사도 같이 진행됐다. 이 성금으로 마스크를 구매, 관련 당국을 통해 대구·경북 및 울산 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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