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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삼성이 배터리 바꿀까? 현대차가 차를 바꿀까?

등록 2020-05-15 04:59수정 2020-05-15 10:56

두 회사 배터리 모델 서로 달라
어느 한쪽 생산라인 대전환해야
협력 동시에 ‘이익균형’ 전략게임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위해 삼성의 전기차 배터리 모델을 바꿀 것인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을 위해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을 바꿀 것인가? 삼성과 현대차 두 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협력’이자 동시에 이익균형을 위한 ‘전략 게임’에 돌입했다. 3년 뒤 글로벌 시장규모 100조원에 이를 전망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패권을 위해 삼성과 현대차가 ‘그린뉴딜 연합’을 꾀하고 있어 두 그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쪽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천안 삼성에스디아이(SDI) 사업장에서 가진 ‘총수 단독회동’의 주제는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와 관련해 각자가 추구해온 기존 방식을 과연 어느 쪽이 바꿀 것인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모델이 기존 리튬이온 방식에서 ‘전고체’ 전지로 바뀌고 있는데, 양쪽 비즈니스에서 볼 때 이 기술 개발단계에 있는 삼성 에스디아이가 기존에 생산해온 각형 및 원통형 외에 파우치형 전지를 추가로 생산할 것인지, 반대로 현대차가 기존에 삼성에스디아이가 생산해온 각형·원통형도 쓰는 쪽으로 전기 완성차 플랫폼 자체를 바꿀 것인지가 관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전기차에 엘지(LG)화학·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파우치형 전지를 장착해온 반면, 삼성에스디아이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협력’ 모양새를 띠지만, 실제로는 과연 어느 쪽이 막대한 추가비용을 들여 상대방 수요·공급처를 위한 생산라인 대전환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각각 상대방 전략 변화에 따라 나의 선택 행동을 바꾸는 ‘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다. 둘 중 하나는 수천억원 혹은 수조원의 시설자본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정부의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양사의 논의 결과가) 나중에 발표될 것이다.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전고체 방식은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들어가는 전해질이 액체(리튬이온)가 아니라 고체여서 화재 위험이 적은 게 장점이다. 또한 초소형화할 수 있어 여러 개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최대 800㎞까지 늘릴 수도 있다. 두 총수의 회동은 전고체 방식 자체보다는 이 방식으로 만드는 삼성에스디아이 배터리 형태(각·원통·파우치)와 현대차의 전지 장착 플랫폼 개조를 놓고 상대방을 서로 탐색하는 목적에서 이뤄진 셈이다. 두 총수가 직접 만나 일단 시동을 건 만큼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양대 그룹 실무자들이 치열한 각축에 들어갈 공산이 커졌다.

정부도 이른바 ‘그린 뉴딜’ 차원에서 두 회사의 협력에 개입하고 지원에 나설 공산이 크다. 산업부의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전기차 및 배터리 협력은, 크게 보면 지금 정부가 ‘코로나19 이후’로 구상하고 있는 ‘그린 뉴딜’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엘지화학과 이노베이션이 현대차에 납품해온 전기배터리 물량을 대체한다기보다는 현대차가 삼성에스디아이까지 포함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공통 수요처가 되는 모델”이라며 “정부가 친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양쪽에 투트랙 노선을 추구하고 있듯이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각형·원통형 외에 파우치 방식까지 다양하게 같이 아우르는 트랙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두 그룹의 배터리 협력을 ‘그린 뉴딜’의 한 분야로 삼고 대폭 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그린 뉴딜은 기존 주력산업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해당 프로젝트가 산업 생태계에서 즉각 효과를 낼수 있는 새 분야의 산업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2023년 95조8천억원 전망)은 한국·일본·중국·미국이 쟁투를 벌이고 있는 거대 성장산업이다. 정부 관계자는 “도요타가 올해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컨셉트카 1대를 만들어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시범 운행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일단 취소·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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