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서울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사드 쉐리다 알 카비(Saad Sherida Al Kaabi) 카타르 에너지 장관, 칼리드 빈 할리파 알 따니(Khalid Bin khalifa Al Thani) 카타르가스 CEO,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카타르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The Signing Ceremony of the LNG Ships Construction Capacity Reservation)」에 참석해, 카타르 석유공사와 한국 조선사 간 MOA 서명식을 갖고 있다. 산업부 제공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와 총 100척 이상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수주를 위한 예비 계약을 맺었다. LNG선은 1척당 가격이 평균 2300억원으로 이번 계약은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이 넘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1일(현지 시각)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은 보도자료에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 2027년까지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 건조를 위한 슬롯(배를 만드는 도크) 예약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슬롯을 미리 예약하는 건 정식 선박 발주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건조 공간을 확보하는 예비단계다. 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이들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으로, 통상 대규모 선박 건조 프로젝트에선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이날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QP 최고경영자(CEO·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해 화상으로 협약식(MOA)을 열었다.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한 셈이다.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국내 조선사별로 각각 몇개 도크의 슬롯 계약 규모를 맺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각 조선사별로 연도별 슬롯 계약 규모가 이번 약정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카타르는 2027년부터 LNG 대규모 추가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선박 건조 기간을 고려할 때 2024년까지는 운반선 건조계약이 순차적으로 체결될 예정이다. 업계 쪽은 “국내 3사가 한꺼번에 발주를 받게 된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국내 조선 3사가 각각 카타르에 슬롯 계약물량을 입찰 경쟁했다. 장기간에 걸쳐 워낙 많은 물량 스케쥴을 예약하는 것이라서 일단 슬롯 계약형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번 LNG 운반선 건조 프로젝트를 추진해 올해 전세계 조선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세계 1위 LNG 생산·수출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오는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 증산은 곧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진다. 카타르는 LNG 운반선도 74척에서 190척까지 늘려 보유할 계획이다.
올해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전’은 당초 독보적인 건조 기술을 가진 한국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달 1차 물량(최대 16척) 수주전에서 중국 업체가 승리하자 국내 조선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3사가 예상대로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카타르에서 수입한 LNG는 연간 67억달러어치로 국내 총 LNG수입의 40% 정도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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