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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결국 노딜?

등록 2020-07-07 20:55수정 2020-07-08 02:13

“선행조건 이행 성실 안해” 입장문
5월 이후 난기류 이어 막판 비방전
제주항공 홈페이지
제주항공 홈페이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5월 이후 임금체불 비용 분담 문제가 불거지며 난기류가 형성되더니, 최근에는 이스타항공 실질 대주주의 지분 처리와 주요 경영 결정 등에 대한 책임 소재가 쟁점으로 떠오른 끝에 ‘명예 실추’, ‘신뢰 훼손’이란 감정적 비방에까지 이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보낸 ‘최후통첩’ 내용을 재확인하며, 매각 작업 난항의 책임이 이스타항공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제주항공이 말하는 선행 조건은 체불임금 260억원 등 모두 1700억원 상당의 미지급금 해소이다.

이날 발표는 제주항공 쪽이 책임을 갖고 있던 베트남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된 직후 나왔다. 자신들이 할 일은 마무리됐으니 이스타항공이 해야할 일을 강조하는 모양새이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매각 작업 무산은 시간 문제로 평가한다. 이스타항공의 자금줄이 말라 1700억원의 미지급금 해소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두 회사 간 회의록과 통화내용 유출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포기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에 제기된 의혹 등도 인수 ‘걸림돌’로 꼽았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경영진 간 통화 내용이 이스타항공 쪽 노조를 통해 언론에 공개된 것도 제주항공은 ‘비도덕적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셧다운(운항중지) 등의 주요 경영 결정도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며 ‘제주항공의 지시’ 주장을 부인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쪽이 내놓은 지분 ‘헌납’ 발표에 대해서도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발표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이스타홀딩스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낸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질권이 설정돼 있는 데다, 이스타항공에 들어오는 자금도 체불임금 해결에도 충분하지 않는 80억원에 그친다고 제주항공 쪽은 강조한다. 이외에도 이상직 의원 일가의 이스타홀딩스 지분 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서도 함께 짚었다.

이스타항공 쪽도 이날 반박 입장문을 내고 “(제주항공이) 셧다운,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실행된 과정에 대한 근거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5월7일 이후 제주항공은 어떠한 대화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문서를 통해서만 진행하겠다고 해 협상 진전이 없었다” 등을 언급하며 매각 작업 차질의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보잉 737맥스 기종 운항중단과 일본 여객 감소 등을 겪으며 경영난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밀려난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 이스타홀딩스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지난 3월2일 인수가 545억원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5월 초 체불임금 해소책임 문제를 두고 양쪽 협상은 교착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 상황이 나빠서다. 1600여명에 이르는 이 회사 직원의 고용 불안도 더욱 커지게 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공공운수노조와 정의당,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제주항공 규탄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체불임금을 반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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