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5일 이사회를 열고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항공업계에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엘시시 가운데 현금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알려진 진에어도 운영자금을 서둘러 확보하는 모양새다.
진에어는 이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1500만주를 주당 7280원에 발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날 시장에서 거래된 진에어 종가는 9980원으로, 약 2500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9월16일, 납입일은 11월3일이다.
기존 주주는 오는 10월26~27일 신주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 청약 기간은 10월29~30일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진에어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주로 증가하게 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진에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87억원으로, 다른 엘시시에 견줘 비교적 현금 사정이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항공수요 회복이 언제쯤 이뤄질지 불확실해 ‘실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유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돈줄이 마른 엘시시들은 유상증자에 뛰어들었다. 엘시시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158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말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최대주주가 금융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청약률이 저조해 불발된 뒤,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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