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을 나란히 2척씩 수주했다. 셰일가스 개발과정에서 파생 생산되는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ethane)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터라 에탄을 실어나르는 선박의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회사)은 최근 아시아 지역 선주사와 9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2억2000만달러(약 2612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올해 세계에서 처음 발주됐다. 길이 230m, 폭 36.6m, 높이 22.8m 규모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서 2022년 상반기에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동급 선박 1척이 옵션으로 포함돼 있어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초대형 에탄 운반선 2척을 2억2000만달러(약 2620억원)에 수주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에탄운반선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수출하기 위해 고안됐다. 에탄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에탄은 천연가스 등에서 추출되며 나프타와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재료다. 셰일가스의 주성분은 메탄과 에탄, 프로판 등으로 메탄 90%, 에탄 5%, 프로판 2% 정도의 비율로 생산된다. 석유화학산업의 대표 원료인 에틸렌은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세계 최초로 에탄운반선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건조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EC 18척 중 11척을 수주했다. VLEC는 향후 미국,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동급 에탄운반선 5척을 건조하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선사인 바흐리사에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10척을 4억1000만달러에 수주했다”며 “올 하반기에 LNG선 6척을 포함해 25척을 수주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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