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7)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입사 10년 만에, 부사장 임명 9개월 만에 사장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28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 대응한다는 취지로 10개 제조부문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조기 단행했다. 김동관 대표는 2010년 1월 그룹 회장비서실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15년 전무로 승진했고, 지난 1월 부사장(㈜한화 전략부문장 및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겸직)에 올랐다.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한 단계 직급 위인 사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한화는 “김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을 주도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네트워크가 더욱 요구되는 점도 승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68) 회장은 내년 2월께 경영 복귀가 점쳐진다. 2014년 2월 배임 등의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5년) 기간이 이미 만료됐고, 그 후 2년 취업제한(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도 풀린다. 경영 복귀를 앞두고 장남을 사장에 미리 승진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그룹경영을 총괄해온 전문경영인 금춘수 부회장(㈜한화 대표이사)과 함께 경영승계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김 대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에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지분투자(6.13%)를 주도했다. 한화 쪽은 “김동관 부사장이 창업주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고 수시로 교류하는 등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니콜라가 최근 여러 사기 의혹에 휘말리며 주가가 급락하는 터라 한화와 김 신임 대표로선 난처한 상황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