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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꼬리 문 4개의 ‘순환출자 고리’…현대모비스 지배력 확보 난제

등록 2020-10-15 04:59수정 2020-10-15 08:50

지배구조 개편 부담 따르지만
수소·자율차 등 체질개선 시급
주가 흐름보며 재편 나설 수도
현대 모비스
현대 모비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는 정의선 신임 회장 앞에 놓인 난제다. 삼성·엘지(LG)·신세계 등 주요 그룹들이 지분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최근 5~6년 동안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보면, 현대차그룹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순환출자는 계열사들의 출자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을 가리킨다.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출자구조가 핵심고리다. 에스케이(SK) 등 총수를 정점으로 지배회사와 자회사,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주회사 체제에 견줘 불안정한 지배구조다. 출자 고리 중 하나라도 끊어지면 총수의 그룹 지배력이 약해지거나 아예 무너질 수 있어서다. 10대 그룹(자산규모 기준) 중 현대차그룹만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정 회장으로선 언젠가 풀어야 할 과제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 지분이 오가는 지배구조 개편은 상당한 비용이 뒤따르는 작업이다. 특히 주주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터라 자칫 법정 시비로 이어지거나 계열사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3년 가까이 검찰 수사를 받고 최근 법정에까지 서게 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도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었다. 정 회장이 이날 취임사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도 사안의 중대성과 복잡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18년 “사업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개선할 것”이라고 밝히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룹 안팎에서는 “현대차가 수소차·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투자와 사업재편을 본격화하고 있어 주요 계열사 주가 흐름을 보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을 내다본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정 회장 지분율은 각각 2.02%, 0.32%에 그친다.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23.3%)을 활용해 그룹 지주사 격인 현대모비스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데만 최소 6조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본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와 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약 4조3천억원)을 넘겨받는 작업도 간단하지 않다. 증여에 따라 물어야 할 세금만 수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민사회와 시장의 압박도 정 회장으로선 부담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이른바 ‘지배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무산된 이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더 이상 구습에 안주하지 말고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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