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티엘시(TLC·Triple Level Cell) 4디(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낸드플래시 후발주자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최신 기술력을 입증한 것으로, 최근 발표한
인텔 낸드 부문 인수와 맞물려 앞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세계 1~2위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6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 언뜻 보기에 암호와도 같은 이 기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의응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 티엘시(TLC) 낸드플래시란?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를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이다. 스마트폰이나 이동식저장장치(USB), 대용량 저장장치인 에스에스디(SSD) 등에 쓰인다. 티엘시는 낸드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1개 셀에 3비트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1개의 셀에 2비트를 담을 수 있는 엠엘시(MLC)나 1비트를 담을 수 있는 에스엘시(SLC)보다 저장 효율이 낫다.”
- 176단의 의미는?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공간인 셀(cell)을 쌓아올리는 ‘적층수’가 높을수록 집적도가 향상돼 생산 효율성과 성능이 좋아진다. 176단은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최신 기술이다. 마이크론 다음으로 이 기술을 구현한 SK하이닉스는 웨이퍼(반도체 기판)당 생산 칩 수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늘려 비트 생산성을 35% 이상 끌어올렸다. 읽기 속도(20%)와 데이터 전송 속도(33%)도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CTF(Charged Trap Flash) 셀 구조(왼쪽)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오른쪽)을 결합한 SK하이닉스의 고유 기술을 ‘4D 낸드플래시’로 이름 지었다. SK하이닉스 제공
- ‘4디(D) 낸드플래시’는 어떤 기술인가?
“시티에프(CTF·Charged Trap Flash) 셀 구조와 피유시(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SK하이닉스만의 고유 기술이다. 시티에프(CTF)는 반도체의 전하를 도체가 아닌 부도체에 저장해 셀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피유시(PUC)는 회로를 구동하는 페리(Peri) 부분을 셀 옆이 아닌 셀 아랫단에 놓는 기술을 뜻한다. 건물 주차장을 건물 옆이 아닌 건물 지하에 배치해 생산효율성을 높인다고 보면 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96단 낸드플래시부터 이 기술을 구현해왔다. 셀을 위로 쌓아올리는 3차원(3D) 적층 기술보다 앞서나간 기술이라는 의미로 ‘4디 낸드플래시’로 이름붙였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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