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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박용만 “올 한해 롤러코스터 탄 기분…성장·수익만 응원하던 시대 갔다”

등록 2020-12-27 12:17수정 2020-12-27 21:03

내년초 퇴임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송년간담회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0년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0년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올 한해 경제를 되돌아보면 롤러코스터 탄 거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1월에 첫 (코로나19 감염 확진)환자가 나오고 (실물경제가)급전직하로 떨어졌다가, 특히 지난 3월 그때는 정말 위기감이 커서 경제가 붕괴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습니다.”

박용만(65)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때 기업들이 쓰러지고 그런 건 아니지만 불확실성의 덩어리가 너무 커져 굉장히 걱정했는데, 다행히 정부의 지원대책이 상당히 빨리 나와 줘서 크게 한숨을 돌렸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상당히 팬데믹의 영향을 컨트롤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라도 경제활동이 계속 이어져 정말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 박 회장은 7년7개월(연임) 동안 맡아온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다만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에 대한 시각은 조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작스런 경기 회복에 기대를 너무 가지면 그 자체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예산 증책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비상 조치들을 해왔다. 특단의 조치들은 결국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때 굉장히 신중히 잘 해야 된다.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국가부채·민간부채 비율도 굉장히 높고 재정 여력도 많이 소진시킨 상태다. 후유증을 어떻게 관리할거냐가 굉장히 큰 이슈 중 하나다.” 또 단기적 부진과 급격한 회복, 두 가지만 경제 시나리오에 있는 건 아니라면서 “경제는 항상 중장기적인 시야 속에서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에 급격한 침하와 급격한 회복이라는 두 임팩트가 앞으로 어떻게 영향을 가할 거냐를 고려해야 한다. 단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생각이 너무 복잡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시기에는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도 평상시와는 달리 좀더 신중하게 하고, 특히 안정성을 갖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런 위기상황에는 평상시보다 부실기업 판단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신용평가기관이 더 좀 면밀하고 공정하게 보도록 노력해주고, 신용등급도 안정성을 갖게 해주길 바란다. 동일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할때, 위기 상황에서 평소와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면 신용등급에 따른 자금 상황이 달라진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기업 활동 변화상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비대면, 바이오 산업 등 좋든 싫든 이런 변화는 계속 진행중이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산업에 대한 관심, 일하는 방식과 기술의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수용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지고 저항도 줄어들 거 같다. 기업도 이런 부분을 빨리 받아들이고 가까이 다가가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대면 온라인화, 신산업 진출에 양극화 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고 필요한 인력은 모자라고 남은 인력은 필요가 많지 않은 인력 미스매치 문제도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은 기업에 대해 국민들이 성장과 수익만을 응원하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기업문화도 지금과는 상당히 다르게 부드럽고 융통성 있고 민첩한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런 데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기업인들도 생각을 많이 맞추고 바꿔가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성장과 수익만을 응원하던 시대는 갔다. 성장과 수익이 기업이 하는 일을 합리화하던 시대가 아니다. 투명성, 합리성, 공공성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 양극화 문제나 사회안전망 요구를 기업의 부담만으로 보기보다는 (기업도)사회를 구성하는 경제주체로서 사회의 요구를 인식하고 좀더 전향적으로 봐야 한다.”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끼리의 불협화음 혹은 단합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몇 개 단체가 모여 공동성명 내는 건 좀 줄어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무엇을 위한 단합인지 잘 모르겠다. 경제단체는 자기 단체 성격에 따라서 내는 목소리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태생적인 특징이다. 경제단체별로 회원사 구성도 다르고 설립 목적과 임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집중해온 이슈도 다른데 과연 갑자기 단합해서 대응해야 하는 게 과연 뭔지 잘 모르겠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복잡한 단계로 가는 과정에서 각 단체가 체감하는 수준도 전문성도 다르다. 각각 자기가 집중하는 것에 따라 토론을 하고 의견을 내야한다. 그냥 한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오히려 경제계 대 정부, 입법부 대 경제계 이런 대립 구도를 머릿속에 만들어 놓고 그 구도에 참여했느냐 않았느냐로 구분 짓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

퇴임 후 계획은 “없다”며 “이제는 뭘해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그 고민하는 자체가 너무 좋다”고 웃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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