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시 세종호수공원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모습. 연합뉴스
“애플은 70곳 넘는 협력업체로부터 100% 재생에너지로 부품생산을 약속받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제품생산과 공급 과정에 ‘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했다. 앞으로 애플의 부품업체들은 ‘탄소 소비없는 제품’을 증명해야 한다. 애플은 포함한 구글·베엠베(BMW) 등 280여곳은 완전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는 ‘
아르이 100’(RE·renewal 100%) 협약에 가입했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이런 흐름에 동참하도록 제도 정비에 나섰다.
- ‘아르이100’이란?
“늦어도 2050년까지 ‘100% 탄소중립 달성’하겠다는 기업 협약이다. 협약 기업은 협력업체에도 이에 걸맞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
화석연료만 아니면 되나?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해양에너지만 인정된다. 원자력에너지는 제외된다.”
- 국내 상황은?
“걸음마 단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한국형 아르이 100’(K-RE 100)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5일부터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구하나.
“기업은 ‘웃돈’(녹색프리미엄)을 주고 한전한테 전기만 사면 된다.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 삼아 생산한 전기를 사면 재생에너지를 구매한 것으로 간주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라는 구매 인증서를 준다.”
- 인증서는 어디에 쓰나?
“‘아르이100’을 주도하는 시디피위원회를 포함해 국가나 기업, 단체 등에 증명서로 낼 수 있다.”
- 웃돈만 주면 마음껏 인증서를 확보할 수 있나?
“아니다. 한도가 있다. 올해 인증서가 발급되는 전기 판매량은 1만7827기가와트이다. 5일부터 시작되는 경쟁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는 만큼만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웃돈을 높게 써낸 기업이 더 많은 인증서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 다른 방식은 없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할 ‘재생에너지 온라인플랫폼’에서 인증서를 구매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인증서 거래소 쯤되는 이 플랫폼은 내달 열린다. 인증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로 정해진다. ”
- 기업 부담은 커지겠다.
“웃돈을 주고 전기를 사야하니 당장은 부담이 생기는 것은 맞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원가가 화석에너지 원가보다 중장기적으로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르이 연례보고서는 회원기업 70%가 재생에너지 사용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거나 될 것이라고 응답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국내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 아르이100 협약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하지 않은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상관이 없나.
“일단 그렇다. 현재 이 협약에 가입한 국내
기업은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에스케이 계열사 6곳 뿐이다. 하지만 탈탄소 흐름이 가팔라지는 터라 협약 가입 기업은 빠르게 늘 전망이다. 정부가 인증서 발급 제도와 거래소를 구축한 것도 이런 흐름이 불가역적이라고 봐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