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너무 오릅니다. 날씨도, 주머니도 차갑네요.”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자동차 관련 인터넷카페에선 운전자들의 푸념이 섞인 글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빠른 상승 속도에 운전자들의 체감하는 부담은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기름값 상승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
14일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이달 첫째주 전국 주유소 평균 보통휘발유값은 1430.14원이다. 1300원대 초반이던 휘발유값은 지난해 11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두달여만에 100원 넘게 뛰었다. 7주 연속 오름세다. 주간 상승 폭이 32원에 이른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기준 평균값(1472.44원)에 견줘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상승세는 매우 빠르다.
기름값 상승 원인은 원재료인 국제 유가의 빠른 상승세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주로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지난해 4월말께 배럴당 15~16달러(현물가격 기준) 선까지 폭락한 뒤 점차 오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두 달 남짓 동안 1.5배(37달러→56달러) 뛰었다. 통상 원유값이 휘발유값에 반영되는 시차가 2주 내외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기름값도 현 수준에서 조금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기름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 올해 두바이유 연간 기준 평균값이 최근 가격보다 낮은 배럴당 50달러 내외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값(배럴당 62달러)보다 10달러 남짓 낮은 것이기도 하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시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원유)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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