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구성원이 전원 특정 성별로 구성되지 않아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100여개 상장 대기업에서 올해와 내년 주주총회에서 여성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결산법인의 정기주주총회 집중개최 시기(주주총회 시즌)가 다가오는 가운데 4일 한국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내놓은 ‘2021 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를 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 151개 사 중에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이사회 안에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48개사에 걸쳐 총 57명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이사회 안에 성 다양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나머지 기업 103개사(약 70%)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관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 시행된 자본시장법(제165조의20)에 따라 별도재무제표상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금융보험업은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은 ‘이사회 구성원이 전원 특정 성별로 구성되지 않도록’ 2년 안에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상 기업은 151개로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이사회에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총 48개(40개 1명, 7개 2명, 1개 3명)다. △1명은 SK하이닉스, 한국가스공사, 삼성물산, SK텔레콤, KT, 롯데쇼핑,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롯데케미칼, 삼성중공업, KT&G, 한화솔루션, 포스코인터내셔널, 네이버,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 넷마블, 강원랜드, 한온시스템, CJ E&M, 엔씨소프트, 롯데칠성음료, 호텔신라, 금호타이어, 세아베스틸, 한진중공업, 한국캐피탈, 대상, 효성, 미래에셋대우, 현대해상화재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키움증권 등이다. 또 △2명은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에쓰-오일, 카카오, OCI, KB금융지주, 삼성카드 등이다. △3명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 곳이다. 하지만 2020년 3분기 기준 선임돼 있는 총 57명의 여성이사는 대부분 사외이사(48명)다. 나머지는 사내이사(4명), 기타 비상무이사(3명), 비상임이사(2명)로 확인된다. 보고서는 “선임된 여성 사내이사 4명 중 2명은 지배주주일가와 관련 있는 이사로 실질적으로 이른바 ‘유리천장’을 극복한 여성 사내이사는 2명에 불과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여성 사내이사 비율 확대에 관한 주주관여 활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향후 약 1년6개월 안에 103명 이상의 여성이사가 추가 선임될 예정인데, 제도 시행 초기라서 상장회사 이사로서 적합한 전문성을 지닌 인재풀이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기업에 적합한 여성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후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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