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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박용만 회장이 대한상의 건물에 남긴 것들…배달 ‘겨울 쉼터’·점심식권·미화원 휴게실

등록 2021-02-25 11:22수정 2021-02-25 11:27

박 회장 한달 6번 이상 오전 봉사…쪽방촌·독거노인·급식소
“내 자리서 할수 있는 일 게으름 안 부리고 하는게 옳다”
대한상의 2016년 ‘대한민국 기업사진 공모전’ 대상 수상작 ‘긴 휴가가 끝난 아침 출근길’. 대한상의 기업사진 공모전은 박용만 상의 회장이 직접 기획한 국내 최초의 기업 사진전이고, 사진 공모전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다.
대한상의 2016년 ‘대한민국 기업사진 공모전’ 대상 수상작 ‘긴 휴가가 끝난 아침 출근길’. 대한상의 기업사진 공모전은 박용만 상의 회장이 직접 기획한 국내 최초의 기업 사진전이고, 사진 공모전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다.

“날이 추워지는데 회사 앞에 택배기사님들이 추위에 떨며 모여 있다. 따뜻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2015년 11월 대한상의 총무팀에 전달된 회장 지시) “배달 때문에 상의에 오시는 기사님들께 점심 식권을 무료로 드리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안내하라.”(2017년 11월 대한상의 총무팀에 전달된 회장 지시)

내달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서울 남대문 앞 대한상의 빌딩에 남긴 작은 도움들이 눈길을 끈다. 2015년 연말부터 대한상의 정문 안쪽의 한켠에 하얀 천막이 세워져 있었다. 안에는 큼지막한 의자 몇 개와 몸을 녹이는 대형 난로가 놓여 있었다. 오토바이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들을 위한 ‘겨울 쉼터’다. 남대문·서소문 일대를 담당하는 퀵서비스 기사들은 대한상의 앞 도로변에 오토바이를 줄줄이 세워놓고 대기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박 회장이 나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운영이 잠시 중단된 상태다.

2017년 11월부터는 겨울철 3개월 동안 퀵서비스 기사들에게 무료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겨울 쉼터에서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한 박 회장이 다시 지시를 내린 것이다. 그 후 대한상의 지하1층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 퀵서비스 배달기사는 2020년 2월까지 총 1만4천명에 이른다. 올 겨울은 코로나로 점심 제공도 잠시 중단된 상태다. 대신에 이번 겨울에는 오토바이 기사 3천명에게 지난 11월초 KF94 마스크 2만개를 지원했다. 한 배달 기사는 “잠시 쉬려고 은행 점포에 들어가도 눈치 보이고 건물 로비에 들어가도 눈치 보인다”며 “퀵 기사들을 생각해 쉼터나 식사 대접하는 게 보통일이 아닌데…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총무팀에 또 한번의 회장 지시가 하달됐다. “대한상의 건물 환경미화 직원들의 휴게 공간을 개선하라”는 것이었다. 작년 11~12월 두달간 지하층에 있는 미화직원 휴게실 공사에 들어가 휴게실·탈의실을 기존보다 두배 넓혔고, 개인락커(탈의공간)·싱크대·에어컨·샤워실을 새로 고쳤다.

박 회장은 한달에 여섯번 이상을 봉사하는 날로 정해 오전 시간을 종로 쪽방촌, 독거노인 밀집 동네, 노인 급식소, 중림동 철거촌, 홍제동 개미마을 등에서 보내고 있다. 최근에 낸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에서 그는 “갈 때마다 조금씩 더 알게 되고 알게 되면 할 일도 따라서 늘어갔다…단지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정도는 게으름 부리지 않고 하는 것이 옳다는 정도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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