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30대 기업 중에 여성고용 비율이 50%를 넘은 회사는 롯데쇼핑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이고, 남자 대비 여자직원 급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T(86%), 지난 20년간 여성 보수 비율이 가장 많이 개선된 회사는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국내 매출액 상위 주요 30개 대기업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지난 20년간(1999년과 2019년) 남녀 성비 및 평균보수 변동 현황을 분석했다. 30대 기업 중에 2019년 기준 여성고용 비율이 50%를 넘는 기업은 롯데쇼핑(68.8%)과 아시아나항공(52.7%) 등 두 곳이었다. 30개 기업 전체로 여성직원 보수(1인당 평균연간 보수)는 남자직원의 65.8%(1999년)에서 2019년 66.7%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자직원 보수 비율이 가장 많이 개선된 회사는 SK하이닉스로, 1999년(당시 현대전자산업)에 남성의 53% 수준에서 2019년(SK그룹 편입 이후) 72.2%로 크게 상승했다.
30대 기업 직원수를 보면 남자는 1999년 31만4765명에서 2019년 43만6210명으로 38.6% 증가했고, 여자는 5만5597명에서 10만8877명으로 95.8% 늘었다. 고용 증가율만 보면 여성이 훨씬 높다. 성비로는 1999년 당시 100명 중 여성 15명꼴에서 2019년에 여성 20명꼴로 늘었다. 연구소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남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불균형 상태”라고 지적했다. 30대 기업 중에 20년 간 여성 직원 고용을 1000명 넘게 늘린 회사는 삼성전자(1만7440명)·롯데쇼핑(1만4704명)·대한항공(4505명)·한국전력(4147명)·LG디스플레이(3258명)·아시아나항공(2257명) 등 9곳이었다. 반면 KT는 여성 직원이 1999년 8355명에서 2019년 4080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삼성전기는 이 기간에 여성 직원이 888명(3621명→2733명), 현대건설은 494명(1128명→634명) 감소했다.
여성 직원 비율로 보면 한전은 1999년 2.3%에 그쳤던 여성 비중이 2019년 20.9%로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16.7%P(25.6%→42.3%), HMM은 14.2%P(7.1%→21.3%), 롯데케미칼은 10.8%P(2%→12.8%)가량 여성인력 비중이 늘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여성 비중이 1999년 34.6%에서 2019년 16.1%로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13.7%P(1999년 37.5%→2019년 23.9%), 삼성물산은 8.1%P(28.9%→20.8%), 삼성SDI는 6.7%P(20.7%→14%), SK하이닉스는 6.4%P(42.7%→36.3%) 각각 감소했다. 연구소는 “일부 회사는 인수·합병을 거치며 여성 직원 비율이 이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년 전보다 남성 대비 여성 고용 비율은 다소 낮아졌으나 여자직원 급여 대우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남자직원 대비 여자직원 보수 비율을 보면, 30대 대기업 중에 20년 전(1999년)에 이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모비스’였다. 당시 현대모비스의 남자 직원이 평균 2000만원을 받을 때 여자 직원은 1800만원가량(100대 90 수준)으로 거의 대등했다. 20년 전에 한국가스공사·현대건설·KT·고려아연·대한항공 등 총 6개 기업에서 여직원 보수 비율이 남자의 80%를 웃돌았다. 그러나 2019년에는 80% 이상을 유지한 기업이 2곳으로 감소했다. KT가 100(2019년 남자직원 평균 8700만원) 대 86.2(여자 직원 7500만원)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기아도 2019년 100대 82.8로 여직원 보수가 80%를 상회했다. 여성 연간 보수비율이 20년 전보다 크게 높아진 그룹군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기아 18.7%P(1999년 64.1%→2019년 82.8%), 한전 14.3%P(62.8%→77.1%), 현대차 13.7%P(64.6%→78.4%)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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