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오는 2분기(4~6월) 중 미국에 휘발유 완제품을 수출한다. 미국 텍사스주에 닥친 기록적 한파로 북미지역 석유제품 재고가 급감하면서 이례적으로 미국 석유제품 수출 시장이 열린 모양새다.
15일 현대오일뱅크 발표를 보면, 수출 물량은 30만배럴로 일회성 ‘스팟’ 수출이다. 회사 쪽은 “북미 지역에 휘발유 완제품을 수출하는 건 처음”이라며 “최근 텍사스주에 불어 닥친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 쪽에서 휘발유 수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쪽은 미국 쪽 수입거래선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선 한파로 엑슨모빌·쉐브론 등 정유공장 다수가 가동 중단 사태에 빠지면서 석유제품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세계 최대 휘발유 시장인 미국은 휘발유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일부를 남미 지역으로 수출해 왔다. 국내 정유사들도 아시아 시장과 비교해 거리가 멀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미국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간헐적으로 북미시장에 휘발유 제품을 수출한 사례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에 30만 배럴로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여전히 정제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수익이 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며 “미국에 월 30만~40만 배럴씩 수출해 왔던 휘발유 반제품(알킬레이트·여름철용 휘발유를 만드는 재료) 판매방식도 싱가폴 현물시장 거래에서 직수출 방식으로 바꾸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주로 여름철에 알킬레이트 반제품을 미국에 수출해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