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무승부…지분을 이긴 ‘3%룰’ 영향

등록 2021-03-30 17:43수정 2021-03-31 02:35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한국타이어가 ‘형제의 난’ 1차전이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에서는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각각 1승을 거뒀다. 지난해 말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의무가 도입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앤컴퍼니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외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분리 선출하는 사외이사 자리에는 조현식 부회장 쪽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선임된다. 이 교수의 득표율이 조현범 사장 쪽이 추천한 김혜경 이화여대 교수의 득표율보다 높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회사는 해당 안건을 일괄 표결에 부쳐 다득표자 1명을 선임키로 했다.

이번 주총은 장남과 차남 간 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조현식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3남매는 지난해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전부를 넘긴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주주제안을 낸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조 부회장 편에 섰으나, 양대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와 아이에스에스(ISS)가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조 부회장이 1승을 거둔 배경에는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3%룰’이 자리한다.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조현범 사장이 43.52%(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기준)를 들고 있어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상법이 개정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개정 상법은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각 주주의 의결권은 최대 3%로 제한된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19.60%), 조희원씨(10.98%), 국민연금(4∼5%)이 각각 3%만큼의 의결권만 행사하게 된다. 조현식 부회장이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에 대해서만 주주제안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결과에는 소수주주들의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유효한 의결권을 기준으로 계산한 투표권 분포는 지분 구조와 확연히 다르다. 지분 20%가량을 들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의결권 비중은 총 60% 안팎으로 불어난다. 지분 3%가 넘는 주주들의 의결권은 각각 9% 수준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압승을 거뒀다. 마찬가지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에서 장남과 차남이 맞붙었으나, 회사 쪽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득표율 84%로 선임됐다. 지분 49.41%를 들고 있는 소수주주의 표심이 조 사장에게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주제안에 찬성키로 한 국민연금의 결정도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요 주주는 한국앤컴퍼니(31.15%), 국민연금(8.79%), 조양래 회장(5.75%) 등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안건별 득표율이나 주주 출석률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의문을 낳기도 했다. 회사는 “이사회 의장인 조현식 부회장이 개인정보 보호 등의 사유로 득표율을 발표하지 않았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등은 올해 주총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모든 안건에 대해 현장 참석자와 사전 전자투표를 합산한 표결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