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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SK텔레콤, 2조6천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한다

등록 2021-05-04 09:45수정 2021-05-05 02:48

물량 기준 4대그룹 가운데 최대 규모
에스케이(SK)텔레콤이 2조6천여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4일 이사회를 개최해 약 2조6천억원 규모(5월3일 종가 기준)의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에스케이텔레콤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전량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6일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다. 그동안 국내 4대그룹의 자사주 소각 사례 가운데 발행주식 총수 대비 최대 물량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날 에스케이텔레콤의 자사주 소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 회사 주가는 2% 남짓 급등세를 보이다 이후 상승폭을 줄여 전날보다 1.15%(3500원) 오른 30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또 발행주식수가 줄어든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도 상승한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에스케이(SK)(주)의 지분율은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현재 26.78%에서 30.01%로 소폭 상승한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달 14일 인적분할 추진을 발표할 당시부터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에스케이텔레콤이 11.7%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한 상태에서 인적분할에 나설 경우 존속법인은 자사주 지분율 만큼 신설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갖게 된다. 이 경우 대주주인 에스케이㈜가 에스케이텔레콤의 자사주를 활용해 신설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자사주의 마법’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사주의 마법’은 과거 대기업 총수 일가가 편법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꼼수’로 비판받아왔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회사가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자사주를 활용한 것이며, 이로써 ‘자사주의 마법’ 가능성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소각 이후에 남은 자사주 90만주는 향후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과 임원 스톡옵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은 에스케이텔레콤 직원들이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현금 대신 회사 주식으로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올해 처음 시행됐다. 이미 지난해 성과급으로 12만1천주의 주식 소유권이 직원들에게 부여됐다는 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나머지 77만여주도 임직원 보상 프로그램에 활용할 예정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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