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공공분양주택 50만호 공급…68%는 40살 미만 청년에 배정

대선 공약 ‘청년원가주택’ 구체화
저금리 장기 모기지에, 매각 차익 70% 보장
평균 소득 넘어도, 2∼3억원 자산 있어도
연말부터 창릉, 마곡, 남양주 등서 사전청약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5년 동안 역세권 우수입지에 공공분양주택 50만호를 공급(인허가)한다. 50만호 가운데 34만호는 19∼39살 청년층에게 배정된다. 공급 목표 물량의 절반은 5년 거주 뒤 공공에 다시 팔면서 시세차익의 70%를 보장받을 수 있는 주택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열린 7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구체화한 계획이다. 50만호 가운데 5만2500호가 미혼 청년에게, 15만5천호가 신혼부부에게, 11만2500호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18만호가 일반 무주택자에게 공급된다. 세대별로 나누면 전체 물량의 68%인 34만호가 청년층에게, 나머지 16만호가 40대 이상에게 공급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총 36만호, 비수도권에 14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5년간 공급하려는 공공분양주택 50만호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공급한 공공분양주택 14만7천호의 3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5년간 공급 목표인 공공분양주택 50만호 구성. 국토교통부 제공

50만호는 나눔형 25만호, 선택형 10만호, 일반형 15만호로 구분된다. 나눔형 25만호는 시세의 70% 수준으로 주택을 분양받고, 의무 거주 기간 5년 뒤 공공에 다시 팔 수 있는 ‘환매조건부’ 주택이다. 공공에 다시 팔 때 시세 차익의 70%는 수분양자에게 돌아간다. 여기에 파격적인 전용 모기지도 더해진다. 분양가의 최대 80%(한도 5억원)를 최장 40년 동안 낮은 고정금리(연 1.9∼3.0%)로 빌릴 수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80%가 적용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없다.

선택형 10만호는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다가 6년 후에 분양 여부를 선택하는 모델이다. 6년 뒤 분양 대신 4년 더 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때 거주 기간을 청약통장 납입 기간으로 인정해준다. 분양 가격은 입주 시 추정 분양가와 분양 시점의 감정가 평균 가격으로 책정된다. 가령 입주 때 6년 뒤 추정 분양가가 4억원이고, 실제 6년 뒤 감정가가 8억원이면 최종 분양가는 6억원이다. 분양 때 대출 조건은 기본적으로는 나눔형과 같다. 다만 임대로 사는 기간에는 임대 보증금 가운데 80%까지를 낮은 고정금리(연 1.7∼2.6%)로 빌릴 수 있다.

일반형 15만호는 시세의 80%로 분양을 받는 형태다. 일반형 대출의 경우 신혼부부 한도는 4억원, 생애 최초는 2억원이며, 최장 30년간 금리 연 2.15∼3.0%가 적용된다. 엘티브이는 70%, 디에스아르는 미적용이다. 다만 국토부는 “대출 조건은 현재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 대출금리 등을 전제로 산정된 것으로, 지원 시점 상황에 따라 일부 변동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올 연말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이뤄질 사전청약 수도권 단지. 국토교통부 제공

내년에는 우선 7만6천호에 대해 인허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서도 전국 1만1천호를 골라내, 올 연말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사전 청약을 추진한다. 서울에서는 마곡, 면목, 강일, 위례, 동작, 성동 등에서, 경기에서는 고양창릉, 양정, 남양주왕숙, 남양주진접, 안양관양, 안양매곡, 구리갈매, 부천대장 등에서 사전청약 물량이 나온다. 도심 역세권 공급 주택은 전용면적이 46∼59㎡이고, 신도시 택지에 공급되는 주택은 전용 84㎡다.

청약 요건은 청년의 경우 주택소유 이력이 없고, 19∼39살에 미혼이며, 소득은 1인 가구 월 평균 소득의 140% 이하, 순 자산 2억6천만원 이하면 된다. 신혼부부(혼인 7년 이내 또는 6살 이하 자녀가 있는 부부나 한부모 가족)는 해당 가구원 수의 월 평균 소득의 130∼140% 이하, 순 자산 3억4천만원이어야 한다. 생애최초는 주택 소유 이력이 없고,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있으며, 소득세 5년이상 납부자에 해당된다. 이 경우 관련 계층 월 평균소득의 130% 이하, 순 자산 3억4천만원 이하여야 청약할 수 있다. 중장년층은 다자녀가구이거나 노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며, 관련 계층의 월 평균소득 120% 이하, 순 자산 3억4천만원 이하여야 한다.

최하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