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추가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보다 낮춰 부동산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21일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제안한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이 너무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됐다.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1주택자 종부세 대상을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완화)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정부 대응이 너무 늦거나 모자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 재검토 연구용역을 의뢰 받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4일 공청회에서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지난 정부에서 수립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대한 개편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평균 70.2%다. 정부는 22일 2차 공청회를 열어 현실화율 수정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원 장관은 연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대책을 내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지방 건설사 중 집값 상승기에 사업성이 낮은 곳에 무리하게 들어간 곳들이 자금난에 부딪히고 있다”며 “과거 방만하게 돌아간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수익을 나눠 먹기한 시행사와 증권사, 또 실물 부분에서는 건설회사와 공제조합이 함께 부담하는 공동 단체 금융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우선 피에프 등 부동산 금융 관련 안정 대책을 내놓고, 추가 주택 수요 촉진 대책에 대해서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신중함을 드러냈다. 그는 대출규제가 추가로 완화되거나 연내 규제지역 추가 해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급 쪽이 쓰러지는데 대출해서 집 사라는 것은 부분과 전체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한방에 거래를 키울 수는 없고,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살려 나가는 점진적 방안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 장관은 최근 경기도 오봉역에서 철도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지고,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등 철도 안전사고가 잇따랐던 것과 관련해, 진행 중인 특별감찰을 넘어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감찰을 해보니 2시간 반 일하고, 이틀 쉬는 등 설득력 없는 근무일지가 많이 나왔다”며 “이번 주까지 감찰반이 현장실사를 마친 뒤 전문가 의견을 듣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감찰 이상의 조처도 필요하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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