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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김사장, 아직 부동산 한대?”

등록 2006-04-21 19:00수정 2006-04-22 10:41

강남 재력가들 여윳돈 투자 ‘금융상품’ 이동중
도시계획으로 지난해 5월 서울 중랑구 묵동의 땅을 수용당한 김아무개(서울 강남구 서초동)씨는 보상금 25억원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다가 금융상품을 선택했다. 처음엔 부동산 쪽에 재투자하려 했으나, 자녀들이 “부동산 시대는 지났다”고 만류한데다 프라이빗뱅킹(PB·맞춤은행)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가 보유한 펀드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0%, 좋은 것은 60%도 있다.

“아파트 값은 이제 꼭짓점”

부동산을 사고 팔아 1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김아무개(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최근 결혼한 아들한테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줬다. 아파트값에 거품이 끼어 앞으로 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강남 부자’들의 자산 운용이 부동산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자산 관리를 돕는 프라이빗뱅킹 관계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직 부동산을 팔아 치우는 정도는 아니지만 새로 생긴 큰돈(유동성)을 그대로 부동산 시장에 밀어넣는 ‘무조건 부동산’ 관행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에서 금융자산 쪽으로 조금씩 옮겨가거나 관망하는 추세다.

우리은행 프라이빗뱅킹 강남지점 박승한 팀장은 “부동산이 오를 만큼 올라 상승률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남지역에 퍼지고 있다”며 “예전엔 여윳돈이 있으면 무조건 부동산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이런 변화를 두 가지 요인으로 분석한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강화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가 상당한 부담이다. 정치적 지형변화가 있다고 해도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값비싼 아파트일수록 사고팔 때 양도세 부담이 커 남는 것이 없다. 자칫 자금을 추적당하면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금융상품 바람도 한몫을 하고 있다. 부동산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3억원 넣어 4억5천만원 만들었다”라는 말을 주위에서 듣게 되니 귀가 쫑긋해지지 않을 수 없다.

종부세 등 세금 큰 부담

국민은행 프라이빗뱅킹 방배동 지점의 김재한 피비팀장은 “1~2억원을 가지고 금융상품 투자 학습을 하는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며 “강남 재력가들도 매매 없이 호가만 올라가는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있다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자산 비중이 유난히 높다. 삼성금융연구소의 ‘월간 금융리포트’(2월호)를 보면, 가계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79%를 차지해 21% 수준인 금융자산(저축, 투자, 보험)을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가계의 부동산이 36%, 43%에 그친다. 부동산 투자자문회사인 알이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고정수익이 나오는 상가와 건물 등 부동산은 그대로 보유하되 추가 구입 움직임은 거의 없다”며 “금·석유 등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상품(펀드)과 국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펀드 고수익률도 한 몫

신한은행 서초피비센터 정승희 팀장은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강남 재력가들의 투자 성향에 구조적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부자들은 국외 투자에도 나서는 등 부동산에 대한 미련이 끝이 없다”며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부동산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한다.

안창현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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